까칠한시선/영화
강남1970 감독판 & 퍼펙트맨 | 욕망에는 끝이 있을까?
강남1970 감독판 & 퍼펙트맨 | 욕망에는 끝이 있을까?
2020.05.07강남1970 감독판과 퍼펙트맨의 공통점이라면, 20세기 깡패와 21세기 깡패 그리고 브로맨스다. 이민호와 김래원 그리고 설경구와 조진웅이 나온다. 차이점은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다. 강남1970은 액션물, 퍼펙트맨은 코믹물이며, 2백만 관객을, 백만 관객을 기록했다. 두 영화 다 망작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왜냐하면 강남1970은 비주얼 배우를 넝마주이로, 퍼펙트맨은 설정이 너무 억지이기 때문이다. 훤칠하고 잘생긴 두 배우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영화 초반 넝마주이로 나온 설정에 극악을 금치 못했다. 잘생김을 감추기 위해 얼굴에 흙칠을 하고 거지처럼 옷을 입힌다 해도 흙속의 진주인 듯 감춰지지 않는다.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사실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거다. 넝마주이를..
82년생 김지영 |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
2020.04.02극장을 못가니, iptv로 지난 영화를 보게 된다. 원작부터 읽은 다음에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기간 무료에 덜컥 바로가기를 눌러버렸다. 영화 얘기 전에, 사춘기 무렵일 듯 싶다. 명작이라고 해서 읽었던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어린 나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귀족의 딸로 태어났지만, 남편의 바람기에 망나니같은 아들까지 그녀의 일생은 결혼 후 지옥으로 변했다. 성인이 되어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을 했을텐데, 그때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82년생 김지영을 보고난 후,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자의 일생에서 결혼은 걸림돌이로구나.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테지만, 김지영은 그저 한 인간이 아니라 지금 이시대를 살고 있는 다수의 김지..
항거:유관순 이야기 | 우리가 다 알아야 하는 이야기
항거:유관순 이야기 | 우리가 다 알아야 하는 이야기
2020.03.05슬픔보다는 아픔이 그리고 무서움이 파도가 되어 밀려올 줄 뻔히 알기에, 시작 버튼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봐야지 봐야지 머리로는 되뇌이면서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알고 있는 역사이니 그냥 넘기라고 말하는 나와, 역사 덕후라면 자세히 알아야지 어서 봐라고 말하는 나. 전날부터 3월 1일 아침까지 계속 싸웠다. 그래서 합의점을 봤다. '우선은 보자. 그러다 견디기 힘들면 중간에 멈추자.' 결론은 엔딩크레딧까지 봤다. 견디기 힘든 장면이 영화내내 나왔지만, 멈출수가 없었다. 아니 멈추면 안됐다. 왜냐하면 대충이 아니라 아예 몰랐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병천 아우내 장터에서 3.1 만세운동을 하다, 서대문 형무소에 오게 됐고, 출소를 이틀 앞두고 돌아가셨다. 그동안 단편적으..
조조 래빗 (JOJO RABBIT) | 히틀러를 걷어차고 유대인 친구를 사랑한 꼬마 영웅
조조 래빗 (JOJO RABBIT) | 히틀러를 걷어차고 유대인 친구를 사랑한 꼬마 영웅
2020.02.14원래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보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연기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 주디는 아직 개봉전이다. 대체로 보고 싶은 영화를 정하고 영화관에 가는데, 이번에는 그냥 갔다. 개봉작을 쭉 훑어보다 눈에 들어온 영화, 조조래빗(JOJO RABBIT)이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블랙코미디다. 전쟁과 코미디라? 어떤 영화일지 궁금증이 생겼다. 전쟁을 희화화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그 인물만 희화화했을뿐 나머지는 담담하게 담아냈다. 펭수와 동갑인 10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제2차 세계대전)은 주변 환경과 만나는 사람에 의해 처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 간다. 히틀러가 독일의 구원자로 알고 있는 조조는 유대인 소녀..
인셉션 (Inception) | 크리스토퍼 놀란의 놀라운 상상력
인셉션 (Inception) | 크리스토퍼 놀란의 놀라운 상상력
2020.02.06올해 재개봉을 했지만, 인셉션(Incettion)은 10년 전에 개봉을 한 영화다. 그때도 지금도 영화관 관람을 놓쳤기에, 어둠의 경로가 아니라 제대로 올레티비에서 결제를 하고 봤다. 시작하고 얼마 후 바로 후회했다. 이건 작은 모니터가 아니라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10년 전 영화라 요즘 영화에 비해 뒤쳐져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최근에 본 어떤 영화보다도 뛰어나다. 다 좋은데 인셉션은 스토리가 짱이다. 어쩜 이런 영화를 만들 수가 있을까? 누구나 쉽게 꾸는 꿈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다니, 놀란의 놀라운 상상력을 아니 인정할 수가 없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나오자 마자, 영화를 다시 처음으로 되돌렸다. 만약 영화관에서 봤다면, 그 자리에서 ..
남산의 부장들 | 각하를 혁명의 배신자로 처단합니다
남산의 부장들 | 각하를 혁명의 배신자로 처단합니다
2020.01.30남산의 부장들은 보는내내 불편하고 보고난 후에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왜냐하면 허구가 아니라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외치던 혁명을 역사는 쿠데타라고 부른다. 총칼을 앞세우고 만든 그들만의 왕국은 18년을 지속했지만, 결국 총으로 무너졌다. 믿음이 무너진 왕국에서 충성은 깃털보다 가볍다. 1979년 10월 26일, 그에게 향한 두발의 총성으로 18년 왕국은 끝이 났다. 그리고 그해 12월 12일, 누군가에게 또 혁명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반복된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도 봤고, 역사관련 팟캐스트나 책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산의 부장들을 선택한 건, 첫째는 내부자들을 만든 우민호 감독, 둘째는 사건 당일이 아니라 40일..
코코(Coco) & 서치(Searching) | 따스한 감동 & 획기적인 영상미
코코(Coco) & 서치(Searching) | 따스한 감동 & 획기적인 영상미
2020.01.16코코는 2018년 1월 11일 개봉, 서치는 2018년 8월 29일에 개봉을 했다. OCN과 올레TV를 통해 무료로 보기 위해서 일년을 넘게 기다렸다.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그닥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주변평이 너무 좋고, 특히 서치는 기존 영화와 다른 영상미에 스토리 그리고 엄청난 몰입감까지 있다고 하니 영화관에서 꼭 볼 걸하고 후회했다. 그렇다면 IPTV로 나오자마자 봐야 하건만, 유료결제는 왜 그리도 싫은지, 무료가 되는 그날을 기다리다보니 지난달에야 봤다. 생각지도 않은 코코까지 연이어서 봤다. 결론은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작은 모니터로 봐도 영화의 감동은 충분했다. 음악 영화같은데 겨울왕국2에 비해 OST가 많지 않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후,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가창..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 피보다 진한 것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 피보다 진한 것
2020.01.10스타워즈4 새로운 희망(1977년), 스타워즈5 제국의 역습(1980년), 스타워즈6 제다이의 귀환(1983년), 스타워즈1 보이지 않은 위험(1999년), 스타워즈2 클론의 습격(2002년), 스타워즈3 시스의 복수(2005년), 스타워즈7 깨어난포스(2015년), 스타워즈8 라스트 제다이(2017년) 그리고 스타워즈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년). 스타워즈 팬이라면 4편부터 만들어야 했던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당시 기술력으로는 CG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시스의 복수가 스타워즈 시리즈의 마지막인 줄 알았다. TV로 본 스타워즈 4, 5, 6편은 어린 나에게 우주에 대한 동경과 상상을 자극했던 영화였다. 우주라는 공간부터 다양한 외계인에 광속으로 여러 태양계를 순식간에 이동하는 장..
악인전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 | 깡패가 형사랑 악마를 잡는다
악인전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 | 깡패가 형사랑 악마를 잡는다
2019.12.05악인전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검색을 해보니, 천안 연쇄살인사건이라는데 영화와 달리 현실은 무지징역을 선고받았단다. 즉, 악마는 여전히 감옥에서 살고 있다. 영화는 현실보다 더 명확하다. 영화의 결말은 감옥에 수감 중인 악마가 자신보다 더 무서운 악마를 만나고 끝났으니깐. 개봉작이 아니니, 시작부터 과감하게 스포 노출이다.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 저들 중 진짜 악마는 누굴까? 형사 옷을 입은 악마, 깡패 옷을 입은 악마 그리고 살인자 옷을 입은 악마가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가 실화인지 모르겠지만, 깡패와 형사가 손을 잡았다는 설정은 허구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너무나 비현실적이니깐. 아니다.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를 보니, 깡패와 형사도 가능할 듯 싶다. 세상은 밝음보다는 어둠이 더 많은 법..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Terminator: Dark Fate) | 반가움과 안타까움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Terminator: Dark Fate) | 반가움과 안타까움
2019.11.05"I will be back"을 외치고 사라진 그, 곧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28년이 걸릴 줄은 아니,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라도 만나게 됐으니 반갑다. 그런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도 그녀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아니다. 참 많이도 늙으셨군요. 보는내내 안타까웠다. 누가봐도 주인공은 터미네이터 즉, 아놀드 형님이지만, 1편과 2편 그리고 이번 편까지 개인적으로 진정한 주인공은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다. 다크페이트라고 부제가 있지만 시리즈로 보면 이번 영화는 터미네이터 6편에 해당된다. 여기서 사라 코너는 1편과 2편에 나왔고, 아놀드 형님은 3,5편에 나왔다. 4편은 두 배우가 나오지 않았으니 제외. 사라 코너 위주로 따져보면 이번 영화는 3편에 해당되고, ..
봉오동 전투 | 절대 부끄럽게 살지 않겠습니다
봉오동 전투 | 절대 부끄럽게 살지 않겠습니다
2019.08.15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처럼 우.리. 독립군의 힘으로 우리나라를 되찾아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대한민국이 됐을 거 같다. 부서 이동처럼 친일에서 친미로 절대 연결되지 않았을 거다. 미국이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우리 힘으로 독립을 쟁취했을 것이다. 소설 아리랑과 영화 봉오동 전투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한 창작물이다. 인물이나 대사 등은 허구적인 요소가 많겠지만,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 그런 인물이 진짜 있었을 거 같고, 그런 대사를 정말 했을 거 같다. 영화에서 이장하(류준열)의 누나는 이렇게 말했다. "절대 부끄럽게 살면 안돼." 부끄러운 인간은 되지 않겠습니다. 영화 봉오동 전투다. 어제 농사짓던 인물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다. 이말이야,..
김복동 (My Name Is KIM Bok-Dong) | 그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김복동 (My Name Is KIM Bok-Dong) | 그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2019.08.14작년부터 영화로 제작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개봉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댜큐영화는 개봉 첫주가 중요한다는데, 8월 8일 개봉 첫날 생각보다 적은 관람객에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오는 이들을 보니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모두가 훌쩍 모드다. 나 역시 미리 손수건을 준비해 갔고, 3~4번 정도 무음으로 꺼이꺼이 울었다. 흥행 성적은 그리 좋다고 볼 수 없지만, 최근의 상황과 입소문으로 롱런을 했으면 좋겠다. 영화에 대한 줄거리보다는, 할머니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17년 2월, 3월 그리고 8월, 김복동 할머니를 만났다. 2017년 2월 22일,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함께 발간한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사례집과 관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