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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최동훈 감독의 암살.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과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감독 그리고 도둑들과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감독. 액션 영화의 거장들이 왜 하필 역사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두 영화의 장르가 액션이다. 액션영화로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는데, 너무 많은 생각을 했나보다. 그래도 궁굼해진다. 왜 그들은 독립운동이라는 같은 소재의 영화를 만들게 됐을까? 

 

영화만 생각한다면, 어떤 액션영화보다 더 알찬 스토리에, 화려한 액션 그리고 감동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여기에 송강호, 공유 그리고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까지 화려한 배우 라인업까지 누가봐도 믿고 볼만한 영화다. 하지만 작년에 개봉한 암살은 안봤다. 그리고 올해 밀정을 보고 난후 올레티비로 암살을 봤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사실을 너무 많이 왜곡한 영화는 보기 싫었다. 그래서 덕혜옹주를 싫어한다. 밀정이나 암살은 100% 사실과 똑같지는 않지만,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었던, 독립운동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살에서는 김원봉 선생을, 밀정에서는 김시현 선생과 황옥 선생을... 김원봉 선생은 영화 밀정에서도 나온다. 

 

어떤 사실을 알아내기 위하여 남몰래 엿보거나 살핌을 밀정이라고 한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때면 언제나 등장하는 밀정. 그들땜에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또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일제 그들에게만 밀정이 있었던 거 아닐 것이다. 독립운동을 했던 그들도 일제의 동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밀정이 필요했을 거 같다. 일개 끄나풀보다는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 인물을 말이다.

 

영화 밀정은 밀정에 밀정을 하는 인물인 이정출(송강호, 역사속 인물은 황옥)과 의열단 소속으로 거사를 계획한 인물인 김우진(공유, 역사속 인물은 김시현) 그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김원봉으로 나오는 인물은 정채산(이병헌)이다. 

 

이정출은 일제 경찰, 그가 김우진에게 다가온다. 의열단의 계획을 알아내고, 단장인 정채산을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김우진은 이정출이 밀정이란 사실을 안다.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그들은 친구가 되려고 한다. 김우진은 이정출을 통해 자신들에게 심어진 밀정을 찾아내고 싶으니깐. 적과의 동침처럼, 그렇게 그들은 겉과 속이 다른 친구가 되어 간다. 

 

의열단의 거사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본 경찰인 이정출이 필요한다. "그 미끼 우리가 먼저 뭅시다." 정채산의 제안으로 김우진, 이정출, 정채산은 만나게 되고, 밀정인지 아닌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이정출에게 그들은 엄청난 제안을 한다. 이정출 역시 자신은 밀정이고, 이런 제안을 무시할 수 있다고 하지만 끝내 거사에 협력하게 된다.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거 아니겠소." 이정출을 흔들리게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을까? 친구의 죽음을 본 후, 생긴 아주 작은 송곳 자국이 점점 커져간 것일까? 암튼 밀정인 듯 밀정아닌 밀정같은 행동을 하는 이정출과 그들 전적으로 믿는 김우진. 

 

역사에서도 김우진(김시현)은 이정출(황옥)을 끝까지 믿었다고 한다. 본인은 밀정이라고 법정에서 말했지만, 김시현 선생은 자신의 목숨을 황옥 선생이 몇번이나 구해줬다면서, 그는 밀정이 결코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황옥 선생이 정말 밀정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여전히 모른다고 한다. 역사에 남겨진 그의 행동을 보면, 밀정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거 같고, 맞다고 생각하면 또 그러하기 때문이다. 역사도 물음표이지만, 영화에서는 그가 흘린 뜨거운 눈물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는 거 같다. 

 

암살은 딱 봐도 허구적인 부분인 참 많다. 전지현이 쌍둥이라는 설정 자체가 그렇다. 그리고 영화 속 사건도 역사와 많이 다르다. 김구, 김원봉 선생만 제외하면 다 가상의 인물이다. 물론 모티브한 독립운동가가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가상의 인물이다. 밀정은 가상의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 이름은 다르지만, 딱 봐도 이정출은 황옥 선생, 김우진은 김시현 선생 그리고 정채산은 김원봉 선생이기 때문이다. 

 

친일파도 나쁜눔이지만, 밀정은 정말 개쓰레기다. 어떻게 같은 동료를 나 살자고 팔 수 있을까? 옆에서는 같은 편이네 하면서, 뒤로는 그들을 죽이고자 하니 말이다. "사람이 쥐새끼와 함께 할 수 없다." 정말 그렇다. 쥐새끼 밀정눔들... 그들땜에 우리 역사는 또 이렇게 엉망이 되어 갔으니 말이다. 누가 더 나쁘고가 아니라, 밀정과 친일파는 진짜 쥐새끼다. 그런 쥐새끼들이 지금은 양반이네 이러고 있으니, 참 슬픈 현실이다. 암살에서 염석진이 했던 말, 독립이 될 줄 몰랐다. 알았다면, 밀정을 아니했을 거다. 말인지 막걸리인지.

 

ⓒ네이버영화, all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은 두 남자의 이야기. 김시현 선생은 해방 후 국회의원이 된다. 그런 그가 해방 후 다시 감옥에 가게 된다. 이유는 이승만 암살의 배후였기 때문이다. 4·19로 인해 석방되지만, 군사쿠데타 이후 정계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승만 저격사건, 이때 성공했더라면... 바로 뒤에서 쐈다고 하던데 3발이 다 불발이 됐단다. 독일제 권총이었다고 하던데, 혹시 이때도 밀정이 먼저 손을 쓴 건가? 황옥 선생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6.25 전쟁이 일어나면서 납북되었다고 한다. 

 

김시현 선생은 이승만 저격사건으로 인해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미스터리 인물인 황옥 선생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김원봉 선생도 역시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건국절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참... 2018년 김원봉선생과 김시현선생이 독립유공자라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음 좋겠다. 

 

암살과 밀정, 단순히 영화로 끝내지 말고, 영화는 다루지 않았지만, 영화보다 더한 그들을 이야기를 찾아서 봤으면 좋겠다. 김시현 선생이 했던 말, "나의 섭생은  독립운동 뿐이다." 

 

 ps... 즐겨듣는 팟캐스트 이이제이. 29회 약산 김원봉 특집과 226, 227회 독립투사 김시현 특집은 꼭 들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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