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모든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

 

2014년 6월 개봉작을 반년이 지난 2015년 1월에 봤다. 당연히 영화관이 아니라 올레TV를 통해서다. 새해 특별 할인으로 1,000원에 볼 수 있다고 해서 냉큼 결제를 하고 이틀동안 봤다. 영화관이 아니고 집에서 아이패드를 통해 영화를 보니,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고 빵 터지는 웃음이 없는 잔잔한 코미디 영화인지라 보다가 잤다. 자다가 놓쳤던 부분으로 다시 돌아가고, 또 졸다가 다시 보고 114분의 영화를 이틀에 걸쳐서 봤다. 엔딩크레딧을 보면서, 영화 말고 원작 소설을 읽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면서 살짝 후회했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스웨덴 영화로, 주인공인 알란 역의 로베르트 구스타프손 (Robert Gustafsson)은 스웨덴의 류승룡이라 불리는 유명한 배우라고 한다. 나에게 낯선 배우이지만 말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말하자면, 할아버지 버전의 포레스트 검프다. 폭탄 제조에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던 알란은 키우던 고양이가 여우에게 죽음을 당하자, 복수하고자 집 창고를 폭파시켜 버린다. 이 일로 양로원에 가게 되고, 자신의 100세 생일을 맞이해 도망을 치기로 한다. 바로 창문을 통해서다. 100세 노인이 어떻게 창문을 통해서 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첫 이미지처럼 누구나 쉽게 나갈 수 있는 창문이었던 것이다.

 

도망을 친 노인은 우연히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나쁜 남자의 캐리어를 훔치게 되고, 그 속에 엄청난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본격적으로 돈을 지키려는 노인과 친구들, 원래 주인임을 내세우는 갱단 그리고 노인이 납치된 걸로 오인한 경찰들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재의 이야기와 함께 알란의 과거 이야기가 중간 중간 나오는데, 알란의 과거가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와 너무 닮아있다. 스페인 내전 참전부터 원자폭탄 개발로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고, 해리 트루먼 대통령 멘토에, 미국 CIA 요원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이중 스파이까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우연과 너무나 중요한 사건에 알란이 등장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빅재미다. 폭탄 제조의 달인이자 어리버리한 알란과 역사 속 인물들의 케미가 소소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젊은 알란과 100세 노인 알란을 연기한 배우가 동일인물이라는 점이다. 영화를 볼때는 참 많이 닮았구나 하면서 절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을 못했었다.

 

 

100세 알란을 도와주는 3명의 조력자가 나온다. 완벽한 뒷처리를 보여주는 젊은 할아버지, 완전 똑똑하지만 딱히 증명할게 없는 소극적인 총각 그리고 코끼리를 사랑하는 여자까지, 우연히 만나 돈으로 뭉치게 됐지만 서로 욕심 내지 않고 함께 힘을 모아서 추격해 오는 갱단으로부터 돈과 함께 목숨도 지켜낸다. 코미디 영화답게 영화의 결말은 참 동화적으로 끝난다. 특히 알란에게 캐리어를 도둑맞은 갱단, 돈을 되찾기 위해 그들이 있는 곳을 찾아 왔지만 코끼리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 두번째 갱단 그리고 발리에서 그들과 만난 갱단 두목의 어이없는 죽음까지 빵터짐은 아니더라도 잔잔한 웃음을 준다.

 

 

알란이 역사 속 인물들과 만나는 장면 중 베스트는 바로 아이슈타인을 만났을 때라고 생각한다. 최신 영화는 아니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한가지 팁을 주자면,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100세 노인 알란과 친구들은 추격하는 갱단으로 부터 자신들의 목숨도 지켜내고, 사랑도 찾고 더불어 엄창난 돈도 소유하게 된다.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결말이 중요한 영화도 있지만,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결말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가 더 중요한거 같다. 코미디 영화이지만, 소리내서 웃었던 장면은 없었다. 그러나 잔잔하게 소소하게 내내 미소를 지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물론 그 잔잔함 때문에 스르륵 잠이 찾아 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것 저것 고민하고 걱정하지 마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어린 알란을 위한 엄마의 유언이다. 너무나 맞는 말 같다. 어차피 일어날 일인데 굳이 고민할 필요는 없으니깐 말이다. 소심하고 생각이 많은 나에게 하는 말인거 같아서 영화를 보다가 수첩에 적었다. 영화를 다 본 후,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원작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영화는 잔잔한 웃음을 줬지만, 소설은 빵터짐을 줄거 같아서다. 다가오는 주말, 서점으로 나들이 가야겠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2014)

The 100-Year-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 
7.6
감독
펠릭스 헤른그렌
출연
로베르트 구스타프손, 이바르 비크란더, 데이비드 비베리, 미아 스케링거, 알란 포드
정보
어드벤처, 코미디 | 스웨덴 | 114 분 | 2014-06-18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