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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로우비디오

 

2012년 여름, 저 혼자 천만을 기원했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죠. 조선시대 얼음을 두고 벌이는 기발한 소재가 너무 좋았고, 다양한 캐릭터와 그들만의 케미가 영화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2년이 지난 2014년, 차태현 주연의 영화가 또 나온다고 하니, 믿고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시사회에 당첨이 됐고, 영화만 볼 줄 알았는데 차태현, 남상미 그리고 김영탁감독까지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참 행복한 하루였네요. 영화 속 케미폭발을 보여준 오달수 배우는 못봤지만, 미리보는 가을 풍경과 함께 즐겁게 본 영화, 슬로우비디오입니다.

 

 

 

야구, 테니스 만화에서 종종 나왔던 동체시력, 빠른 물체가 슬로우처럼 천천히 정확히 보이는 것으로, 영화 슬로우비디오의 소재입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기발한 소재였다면, 슬로우비디오는 참신한 소재라 생각합니다. 동체시력을 갖게 된 남자 여장부(차태현 역), 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남들과 다른 재능이 있다면, 천재 또는 능력자라 생각하겠지만, 그는 정말 누구보다 평범하고 그래서 더 나약한 은둔자로 나옵니다.

 

 

성인이 되도록, 집에서 TV로 세상을 배웠던 그가, 현실로 나오게 됩니다. 그에게 천직이라고 할 수 있는 CCTV 관제센터의 직원으로 말이죠. 집에만 있던 은둔자가 어쩜 이리도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직업을 구했는지는 모르지만,(살짝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 오게 된 이유가 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했거든요.) 엄청난 활약상을 보여주더군요. 화면보다 앞질러 범인을 잡아내는 실력에서 와~~ 했거든요.

 

 

그러나 슬로우비디오에서 가장 압권은 바로, 차태현 오달수의 콤비플레이입니다. 코미디 영화라고 하지만, 슬랩스틱이나 과장된 코미디는 없거든요. 살짝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이 두 배우의 잔잔하지만 농익은 코믹 연기가 빈틈을 꼼꼼히 채워주더군요.

 

 

고창석 배우가 나온다고 하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헬로우 고스트처럼 이 둘의 케미를 기대했었습니다. 전 작품에서도 두 배우의 코믹 연기는 검증이 됐기에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차태현과 오달수의 콤비가 완전 극의 중심이 되고, 관객들에게 자연스런 웃음을 유발시키더군요. 잔잔하지만 순박하며, 때론 귀엽게, 때론 엉성하게(?) 말입니다. 이 두배우의 연기만으로도 슬로우비디오를 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야기가 빠지면 서운하겠죠. 차태현과 남상미, 이 둘의 관계는 변태에서 고마운 사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진화되더군요. 살짝 반전아닌 반전이 있긴하지만, 이 반전은 누구나 다 예측이 가능합니다. 둘이 함께 있을때는 솔직히 연기보다는 장면에 더 집중하게 되더군요. 지금은 초가을이지만, 영화는 늦가을이거든요. 미리보는 가을 풍경이라고 해아 할거 같습니다. 영화 보는내내, 저 곳이 어디지? 저렇게 멋진 은행잎이 있는 곳은 어디지? 영화에서는 종로구라고 하지만, 저 골목이 어딜까? 가보고 싶다 이렇게 말이죠. 아마 영화 개봉 후, 촬영 장소가 유명해질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늦가을, 차태현과 남상미가 걸었던 그 골목에 가보고 싶으니깐요.

 

 

 

그들은 여장부를 모르지만, 여장부는 그들을 너무 잘 압니다. CCTV 너머로 매일 그들을 보면서 혼자 친구가 됐다고 생각하니깐요. 화면 속 그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화면 밖으로 (또는 화면 안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나가게 되고, 그들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친구가 됩니다. 그가 이렇게 변한 이유는 당연히 사랑때문이랍니다.

 

 

차태현, 오달수 콤비 때문인지, 남상미의 존재가 살짝 미비하긴 합니다. 소탈한 그녀의 연기가 좋았지만, 제가 너무 남남 커플 연기에 몰입했나 봅니다. 기억나는건 영화내내, 늘 같은 신발을 싣고 나왔다는 정도, 또각또각 발소리가 똑같았거든요.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네가 와서 봄이야." 차태현에게 남상미는 봄입니다.

 

 

CCTV 관제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차태현은 어릴때 보던 TV속 드라마보다 현실의 드라마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모두가 주인공인 200편의 드라마이기 때문이죠. 내래이션이 많은 영화 슬로우비디오, 차태현의 목소리로 자신의 옛 이야기와 감정을 그의 목소리로 직접 알려주니, 더 따뜻하게 다가오더군요. 몰랐는데, 목소리가 엄청 좋네요.

 

 

영화 슬로우비디오

영화가 끝나고,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있었습니다. 기대 안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짧았지만 그들의 직접 보니, 더 반갑더라고요.

 

 

라디오스타 캡쳐

그리고 집에 오니, TV에서 그들을 또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영탁 감독, 카디건이 똑같아 보이네요.

 

빵터지는 웃음은 없지만, 내내 웃음이 나는 영화. 힘을 뺀 연기였지만, 힘있게 다가오는 영화. 슬픔은 있지만, 그 슬픔이 있어 더 아름다웠던 영화. 액션의 계절인 여름이 가고, 잔잔한 발라드와 같은 가을이 왔으니, 10월 추천영화. 차태현, 오달수의 케미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슬로우비디오입니다.

 

 

 

홈페이지 : http://슬로우비디오.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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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 https://twitter.com/20thCFoxKR

 

 

 <차태현 영화 더보기>

2012/08/08 -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천만 관객을 기원합니다

 


슬로우 비디오 (2014)

9.6
감독
김영탁
출연
차태현, 남상미, 오달수, 고창석, 진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14-10-02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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