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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 한국형 첫 SF영화 어쨌든 성공적

한국형 첫 SF영화라고 해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이 됐다. 영화 디워의 악몽이 재연되면 어쩌나 했는데, 괜한 기우였다. 나에게 있어 SF영화의 교과서는 스타워즈다. 승리호(조성희 감독작품)가 스타워즈를 따라잡지는 못해도 기대 이하는 아니길 바랬다. 영화를 보기 전 기대를 젼혀 안했고, 이쨌든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결론은 성공적인 한국형 첫 SF영화다. 

 

코로나19때문이지만, 넷플릭스라 아니라 영화관에서 개봉을 했더라면 좀 더 재미나게 봤을 것이다. 자고로 SF영화는 대형 화면은 기본,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짱짱한 사운드가 따라와야 하는데, 조그만한 아이패드로 보니 재미가 반감됐다. 그나마 화면이 큰 컴퓨터 모니터로 옮겨서 봤지만 역시나 많이 아쉽다. 홈시어터를 장만해야 하나, 요즘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스타워즈나 어벤져스로 인해 SF영화에 대한 눈높이는 수직상승인데, 한국형 SF영화라니 이게 가능할까? 승리호가 개봉한다고 했을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 앞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디워가 생각났다. 승리호가 제2의 디워가 되면 어쩌나 했는데, 결과는 놀라울 정도도 완성미가 높다. K팝(BTS), K영화(기생충), K-방역에 이어 이제는 K- SF(승리호)인가?

 

산소마스크없이 우주를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로봇 업동이의 활약이 가장 눈길을 사로 잡는다. 갇힌 공간인 우주선에서 총질을 하는데, 업동이는 우주를 바다삼아 작살 하나 들고 적진(우주선)에 뛰어든다. 태양의 서커스처럼 환상적인 공중곡예를 선보이면서 적의 배를 하나씩 하나씩 아작을 낸다. 힘든 싸움은 혼자서 다 처리하기에 승리호의 진짜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인조인간 로봇이 되고 싶어하는 업동이다.

 

지구는 숲이 사라지고 태양빛이 가려지고 토양이 산성화 되면서 식물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설국열차의 빙하기와 달리, 이번에는 사막화다. 더이상 지구에 인간이 살 수 없기에, 돈 많은 자들은 땅이나 바다가 아니라 하늘로 날아갔다. 우주개발기업이라는 UTS는 병든 지구를 피해 위성 궤도에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냈다. 

 

2092년. 앞으로 81년 후. 승리호 속 현실이 진짜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우주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지구에서도 쓰레기가 문제더니, 우주에서도 쓰레기는 골칫덩어리다. 때론 위협적이 되는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있고, 이를 처리하는 쓰레기 하치 위성도 있다. 승리호의 주 업무는 우주쓰레기 처리다. 이들에게 우주선은 배, 오너는 선장이다. 아마도 우주를 바다로, 쓰레기를 물고기로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 업동이가 작살을 들고 쓰레기를 잡으러 다니나 보다.

 

태호 송중기
장선장 김태리
타이거 박 진선규
업동이 유해진

개인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없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태호(송중기)는 왜 잘 나가던 기동대 능력자에서 승리호 운전수가 됐을까? 장선장(김태리)과 타이거 박(진선규)의 과거도 그냥 묻어두고, 지금의 이야기에 충실했더라면 스토리가 좀 더 단단했을 거다. 과거로 인해 빌런(제임스 설리반)과의 연결고리가 생기는 바람에, 죽이지 않고 살렸다가 되레 빌런이 크게 당하니깐 말이다. 과거를 묻어뒀다면,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프리퀼(속편)을 만들 수도 있을텐데, 너무나 친절하게 다 알려주니 살짝 재미가 떨어졌다.

 

어쩔 수 아니 당연히 스타워즈와 비교를 아니할 수 없다. 인이어를 통해 자동 통역이 되는 기기를 누구나 다 착용하고 있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니 외계인 하나쯤은 만들어도 될텐데 없다.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 정도이니, 외계인의 등장도 낯설지 않았을 거다. 또 스타워즈를 보면 늘 나오는 광속이동이 승리호에는 없다. 광속이동에 대한 저작권을 스타워즈 제작사가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영화에서 거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나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광속이동은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지만, 죽일 듯 말듯 밀당은 너무하지 않나 싶다. 차라리 장렬하게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생명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한다. 여기에 신파 코드까지 굳이 순이와 아삐를 만나게 해야 했을까? 그저 인조인간 로봇이 된 업동이의 변신으로 마무리를 해도 충분했을텐데 아쉽다. 단편으로 끝날지 2편이 제작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형 첫 SF영화 승리호는 어쨌든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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