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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핑하오

지금까지 짬뽕은 빨간맛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하얀맛이다. 맵린이에게 버거운 매운 빨간짬뽕대신, 일절 맵지 않은 하얀짬뽕은 담백하니 좋다. 비주얼은 살짝 낯설지만, 겨울에 자주 먹었던 굴짬뽕을 생각하니 이또한 친숙하다. 옷에 튈 걱정없이 맘껏 후루룩 할 수 있는 백짬뽕, 도화동에 있는 핑하오다.  

 

그 일진은 아니겠지~ 헤헤!
일진빌딩 지하1층에 있는 핑하오

연예인 사인과 사진이 많다고 유명한 식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다 미식가일리 없고, 유명세땜에 사진과 사인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다. 암튼 도배를 한듯 입구에 붙어있는 인증사진에는 관심없지만, 귀여운 팬더에는 관심이 많다. 누가 중식당 아니랄까봐, 여기저기 팬더 인형이 참 많다. 

 

원탁테이블에서 혼밥하는 날은 아마도 없을 듯!

작은 조명들도 인해 분위기는 근사한데, 음식사진 찍기에는 나쁜 조명이다. 막 들어갔을때는 사람이 많아서, 실내는 나올때 담았다. 혼밥이라서 바쁜 점심시간대는 피해서 갔는데도, 은근 사람이 많다. 2인테이블이 있어, 혼밥을 해도 그닥 눈치 보이지 않는다.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답이 없기에 늘 심각하게 고민을 하지만, 이번에는 메뉴를 정하고 왔으니 고민하지 않고 바로 주문했다. "백짬뽕(8,500원) 면으로 주세요." 메뉴판에 반사된 작은 조명들, 역시 나쁜 조명이다.

 

자차이무침이 나오는 중식당은 살짝 퀄리티가 있는 식당이라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손소독제는 입구나 계산대에서 주로 봤는데, 여기는 테이블마다 있다. 위생 퀄리티 하나는 인정을 아니할 수 없다.

 

혼밥친구, 소설 어린왕자다~

짬뽕은 빨간맛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솔직히 하얀짬뽕은 겨울에 먹는 굴짬뽕만 생각했는데, 백짬뽕이라면 사계절내내 먹을 수 있다. 베트남고추가 서너개 보이지만, 국물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나가사끼 짬뽕 느낌도 살짝 나지만, 핑하오는 중식당이니 백짬뽕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나가사끼 짬뽕을 많이 먹었는데, 작년 여름 유니00에 발길을 끊으면서 신기하게 이자카야도 끊었다. 

 

짬뽕에 식초를 조금 넣으면 국물 맛이 달라진다고 해서 넣어서 먹긴 했지만 사실 잘 몰랐다. 헌데 이번에는 확실히 그 차이를 알게 됐다. 원래 짬뽕 국물과 식초를 넣은 국물을 각각 먹어보니, 좀 더 깔끔해졌다고 할까나. 처음에는 그저 담백하다였는데, 식초를 더한 후 국물맛이 잡스럽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진다. 거의 다 먹었을때 식초를 과하게 넣어봤더니, 살짝 산라탕 느낌도 나고 나쁘지 않았다. 자극적인 매운맛이 없는 백짬뽕이라서 그 맛이 더 도드라지게 느껴진 거 같다.

 

은은한 불맛의 원인은 볶은채소

국물도 하얗고, 면도 하얗다. 매운맛은 일절 없지만, 담백한 육수에 적당히 쫄깃한 면, 볶은 채소 그리고 다량의 오징어와 홍합까지 맛도 식감도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지 않아서 좋다. 맵린이(매운맛 어린이)에게는 백짬뽕이 정답이다. 

 

너희들도 거리두기를~ ㅋㅋ

색감이 너무 단조롭기에 빨간 고추를 더했을뿐, 절대 먹지 않았다. 쫄깃한 오징어 다리에 부드러운 홍합까지 해산물 종류는 다양하지 않지만,좋은 오징어를 쓰는 거 같다. 

 

단무지보다는 자차이무침을 올려서~

생각보다 짬뽕 양이 상당히 많다. 맵지 않으니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먹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그릇 바닥을 못 볼 거 같다. 양파, 배추, 호박 등 볶은채소는 달달하니 단맛이 난다. 여기에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을 더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매운맛을 버리니, 혀에 맴도는 여러가지 맛에 기분이 좋아진다.

 

청양고추 하나쯤은 괜찮지 않을까? 

예상은 했지만 역시 양이 많아서 국물을 남겼다. 그릇이 크다 했더니 양도 많고, 맛 또한 훌륭하니 겨울이 오기 전까지 짬뽕은 백짬뽕으로 결정이다. 그나저나 놀면 뭐하니에는 유산슬라면인데, 핑하오는 유산슬탕면이다. 라면에서 탕면으로 좀 더 고급스럽게 바뀐 거 같은데, 다음에는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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