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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소촌밥상

이래저래 멀리 나갈 수 없으니, 주출몰지역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름 혼밥이 가능한 밥집은 거의 다 가봤다 생각했는데, 찾으니 또 나온다. 한화오벨리스크 지하 아케이드에서 정성 가득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밥집을 찾았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정겨움, 도화동에 있는 소촌밥상이다.

 

이 건물을 그렇게 많이 다녔는데도, 그동안 왜 몰랐을까? 너무 외진 곳에 있어 놓쳤던 거 같다. 배가 무지 고팠지만, 새로운 밥집을 찾고자 좀 돌아다녔다. 괜한 짓이 아닐까 싶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그저 걷고 있는데, 못보던 밥집이 눈 앞에 나타났다.

 

매일 반찬이 바뀐다는 백반정식이 7,000원이란다. 메뉴는 아무래도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청국장 그리고 해물순두부일 듯 싶다. 어떤 이끌림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확 꽂혔다.

 

바쁜 점심시간이 끝나고, 한산해진 분위기 혼밥하기 딱 좋다. 먼저 식사를 하고 있는 혼밥러들도 있어, 별 걱정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북어구이, 동태탕, 해물파전 등 술을 부르는 메뉴들이 많지만, 점심이니깐 해물순두부 백반을 주문했다. 그런데 하루에 20개만 만들어서, 벌써 끝났단다. 아쉽지만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청국장 백반 주세요."

 

5가지 기본찬에 갓지은 고슬보다는 살짝 진밥 그리고 보글보글 구수한 청국장이 나왔다. 그나저나 제육볶음이 반찬으로 나오다니, 이건 맘에 아니 들 수가 없다. 여기에 아삭한 배추김치에,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나물무침까지 반찬만 먹었는데도 재방문각이다.

 

진정한 제육볶음은 삼겹살로 해야 한다지만, 비계를 못먹는 1인은 비계보다는 살코기 가득 제육볶음을 좋아한다. 입맛을 돋우는 맛깔난 양념까지 더하니 밥이 술술 넘어간다. 주문 후 볶아서 나오는지 다른 반찬과 달리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상추쌈을 부르지만, 아쉽게도 쌈채소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육볶음만으로도 한그릇 뚝딱할 거 같은데, 구수한 청국장이 남아 있다. 청국장과 된장찌개 그 중간 어디쯤인 듯한 맛이라 냄새에 대한 부담감은 일절 없다. 

 

며칠(사실은 3일) 후 다시 찾았다. 이번에도 늦게 가니 해물순두부는 당연히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있단다. 둘 다 먹고 싶고, 여기에 제육볶음은 좀 더 먹고 싶다고 하니, 제육볶음만 주문하면 만원인데 그 가격에 맞춰주겠단다. 그리하여 저번에 왔을때보다 고기 양이 늘었다.

 

지난번에는 없던 두부조림과 단무지 무침인 줄 알았는데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장아찌다. 담백한 두부조림에 짭조름한 장아찌는 역시나 밥을 부른다.

 

백반을 주문하면 기본찬에 제육이 나오지만, 더 먹고 싶은 맘에 살짝 욕심을 내봤다. 역시나 비계보다는 살코기 가득이다. 따끈한 밥에 고기 한 점 올리면 다른 반찬은 필요치 않다. 여기에 고기 누린내도 일절 없으니, 포식 좀 해야겠다.

 

해물순두부찌개
고소하고 부드러운 노른자와 순두부

해물순두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해물은 별로 없다. 허나 칼칼한 국물은 밥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녹색이를 부른다. 더구나 제육볶음이 피처링을 하는데, 소환하지 않으면 손해다.

 

노른자는 찌개가 아닌 밥에 올려서 터뜨린다. 그런 후 쓱쓱 비벼서 초록빛깔 나물무침을 올려서 먹는다. 숟가락 위에 봄이 살포시 찾아왔다.

 

순두부 위에 제육볶음을 그리고 아삭한 김치까지 올리면 녹색이가 딱 좋아하는 완벽한 조합이다. 제육볶음을 더 주문했던 이유, 다 계획이 있어서다. 

 

소설 태백산맥 10권, 이제 결말이 보인다.

눌은밥이 있는데 먹겠냐고 물어본다. 당연히 네~라고 대답을 하니, 주인장은 뜨거운 물을 담아 숭늉으로 만들어줬다. 구수한 숭늉에는 배추김치가 딱이다. 벽면에 있는 메뉴판에서 놓친 "황태구이+제육볶음=만원" 여기에 누룩이까지 추가해 또 먹으러 가야겠다. 

 

 

 

 

▣ 한화오벨리스크 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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