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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산하 기관이라고 해서, 볼거리는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왠열~ 더 있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환승을 많이 해 가는 길이 쪼매 힘들었지만, 한번 더 가보고 싶은 곳이다. 주 고객층이 유치원부터 초등학생인 거 같으나, 어른이도 좋아할 만한 곳이다. 인천시 서구에 있는 국립생물자원관이다.

 

버스 타고, 지하철 갈아타고,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로 다시 환승에 청라국제도시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약 1킬로를 걸어 도착한 곳, 국립생물자원관이다. 업무차 갔는데, 일정이 꼬여 40여분 시간이 붕~ 떴다. 뭐하지 했더니, 담당자가 전시교육동에 가면 재미난 전시를 볼 수 있단다. 그렇다면, 가야지.

 

입구 근처에 있던 멸종위기 동물 그래픽 아카이브 코너. 이렇게나 많은 동물이 멸종위기라니, 지구는 인간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함께 같이 살아가야 하는데, 우리땜에 죽어가는 동물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다. 

 

3개의 상설전시관이 있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기획전만 보기로 했다. 외진 곳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단체 방문객이 엄청 많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니 어린이집에서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소풍(견학) 온 아이들로 전시관은 북적북적이다. 그중 가장 조용했던 곳, '꽃이 꼬시다' 전시관이다.

본 전시는 식물과 수분매개지의 디오라마, 계절에 따라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꼿의 미디어아트, 식물의 생존전략 애니메이션, 변색이 없이 볼 수 있는 식물표본, 체험코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꽃이 베푼 만찬이지만, 먹을 수는 없다. 가운데 테이블에는 웨딩 플라워, 어사와, 꽃상여 등 인간이 꽃을 사용한 역사에 대해 나와 있다 그 옆으로는 사군자, 연꽃, 향신료, 꽃무늬 가방과 꽃장식 신발 등 꽃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꽃에 대한 인문학 코너인 듯.

 

커튼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온통 꽃 세상이다. 실제 꽃은 아니고, 영상이다. 향기는 없지만, 꽃은 꽃이다.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꽃은 속씨식물의 생식기관이다. 꽃이 피는 건 식물이 다음 세대를 잇기 위해 진행하는 과정 중 하나다. 꽃은 움직일 수 없기에, 동물과 곤충이 꽃가루를 옮겨줘야 한다. 꽃의 색감이 화려하고 예쁜 건, 유혹하기 위해서다. "다른 꽃으로 가지 말고, 나에게로와 나의 꽃가루를 더 많이 많이 퍼뜨려주오."

 

식물은 살아가기 위해 꽃을 피운다
할미꽃 (좌) / 무화과나무 (우)
 능소화 (좌) / 미선나무 (우)
개망초, 이팝나무, 장미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에, 지구 상에서 가장 종류가 많은 곤충과 멀리 날 수 있는 새 등을 대상으로 이용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려한 색과 향, 꿀 등을 만들게 되었고, 꽃이라는 기관 또한 탄생하게 된다. 꽃의 탄생은 지구 역사상 가장 특별한 사건 중 하나일 것이다.

 

배나무 농장의 자원봉사자 동박새. 배꽃이 피면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한다.

꽃은 피고 지지만, 끝이 아니다. 왜냐하면 열매를 만들고 이듬해 꽃은 다시 핀다. 꽃이 아무리 예쁘고 화려해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꽃가루를 널리 퍼뜨려줄 새와 곤충이 있어야 한다. 꽃의 일생처럼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꽃처럼 인간도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꽃 보러 왔다가, 인생의 참맛을 배우고 간다. 

 

곶자왈 생태관, 마치 제주에 온듯

꽃을 꼬시다 맞은편에 곶자왈 생태관이 있다. 시간이 10여분 정도 남았으니,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곶자왈은 제주도 방언으로 바위와 자갈이 요철 지형을 이루며 쌓인 곳에 나무와 덩굴이 엉클어져 숲을 이룬 지역을 말한다. 주로 제주도의 중산간 지역(해발 50~800m)에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곶자왈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밖에 되지 않지만, 제주도 식물의 46%에 해당하는 896종류의 식물이 생육하는 식물다양성의 보고다. 조천에서 성산 일대인 동부지역 곶자왈은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물부추, 순채와 같은 수생식물이 생육하며, 한반도 고유식물인 제주고사리삼이 이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경에서 애월 일대인 서부지역 곶자왈은 개가시나무, 녹나무, 참가시나무 등이 대표 수종이며, 자금우, 약난초, 밤일엽 등이 초본층을 형성하고 있다.

 

되지뺘뀌, 동박새, 콩새, 동고비 등 곶자왈에 사는 새 /  모형(박제)만 있는게 아니라 새소리가 들린다.

인공적으로 만든 곳이지만, 마치 제주에 온 듯 잠시나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에, 싱그러운 풀내음에 새소리까지 충분히 착각할만했다.

 

풀냄새 참 좋아요~ 벌레가 없어서 더더욱 좋아요~
소원을 비는 곳이 아닐텐데, 동전이라니.
담팔수
고사리 종류가 참 많다
도깨비쇠고비
죽절초
세복수초. 푯말에 QR코드가 있어, 궁금하면 찍으면 된다.

계단은 아니고, 생태관 주변을 한 바퀴 돌다 보니 어느새 2층이다. 위에서 보니 또 나름의 매력이 있다. 꽃은 많지 않았지만, 싱그러운 녹색이 많아 메마른 눈이 촉촉해졌다. 

 

내려오는 중 자연광을 이용한 연출샷

유독 눈에 띈 녀석(?). 뭔가 있어 보이더니, 하하~ 돈나무란다. 그런데 그 돈이 이 돈(머니)이 아니다. 검색을 하니, 제주 사투리로 똥냥이라고 하는데, 이는 똥나무라는 뜻이다. 된발음이 거북해 정식 식물 이름을 정할 때 순화된 발음으로 돈나무가 됐다고 한다. 이럴 때는 모르는 게 약인데, 있어 보인다고 한 말 취소다. 돈나무는 바닷가 절벽에 붙어 바람에 실려 넘쳐오는 바닷물을 온몸에 뒤집어쓰고도 끄떡없으며, 웬만한 가문에도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체력까지 타고났다. 옛말에 이름을 천하게 지어야 장수를 한다고 하더니, 돈나무도 그런 듯.

국립생물자원관은 확실히 아이들과 가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어른이도 가기 좋은 곳이니, 이번에 놓친 상설전시를 보기 위해 한번 더 갈 예정이다. 그전에 제주도부터 다녀올까나. 진짜 곶자왈을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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