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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은 줄 알았지만, 이정도인 줄은 몰랐다. 고소공포증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물공포증까지 추가해야하나 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밑은 쳐다보지 말라고 한다. 말은 쉬운데 그게 잘 안된다. 시선을 위로 해야 하는데, 자꾸만 아래로 쏠린다. 혹시나 깨지지 않을까? 이딴 생각은 왜 하는지 암튼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하던데, 정확히 맞다. 이때만 해도 몰랐다. 저 다리가 그리 무서운지. 검색하면 다 나오지만,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174미터 구간이며, 그 중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된 구간이 156m로 국내 최장 스카이워크 시설이라고 한다. 바닥은 특수 강화유리 3장을 겹쳐깔아 안전성을 더했다고 나와 있지만, 막상 다리 위에 서면 자동적으로 후덜덜 모드가 된다. 



중앙에 보이는 작은 건물에서 입장권을 사야 한다. 이때만 해도 겁 많은 어른이였는지 정말 몰랐다. 



이용시간은 이렇다.


2,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샀는데, 특이하게 같은 금액인 상품권을 준다. 즉, 입장권은 있지만 무료인 셈이다. 하지만 상품권은 다른 곳에서 사용할 수 없고, 춘천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육림고개 청년몰은 상품권 사용처가 아닌 곳이 많아서, 춘천역으로 가던 중 들린 올리브영에서 사용했다. 



널찍한 공간이 있어 소양강을 바라보면 커피 한잔 하기 좋을 듯.


굳이 스카이워크에 가지 않아도, 풍경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서일까? 무조건 덧신을 신어야 한다. 



오호~ 바닥이 나무다. 굳이 덧신까지 싣을 필요가 있나 했다가, 입이 방정이라고 곧 엄청난 공포를 만났다.



소양2교이며, 소양강처녀상도 있다.


천만다행이다. 바닥은 투명유리로 되어 있지만, 가운데만 강이 보일뿐, 양옆은 다리를 지탱하는 철기둥이 시야를 막아버렸다. 센터로 진입은 없다. 오로지 사이드로 가야한다. 



뛰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성큼성큼 잘만 가는데 혼자만 엉금엉금이다. 포기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올랐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끝은 봐야한다. 



나무바닥으로 되어 있는 중간지점에 도착을 하니, 이제야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커피 한잔하기 좋은 널찍한 공간에서 보던 풍경과 흡사하다. 역시 오지 말았어야 했나 보다.  



그나저나 저기까지 또 언제 가나 싶다.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엉금엉금 갔지만, 절대 손을 사용하지 않았다. 저거라도 잡고 갔으면 그나마 위안이 됐을 거 같은데, 그렇게 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대신 손떨림을 들키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꼬옥 감싸 안았다. 



와우~ 안 무서 아니 무지 많이 무섭다.


어쩜 저리도 잘 걸어갈까? 그저 부러울뿐이다.


생각을 못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는 걸. 아~ 머리가 아프다.



최종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그나마 나무바닥이 있어 살 거 같다. 그런데 가운데 투명 유리에 앉은 사람들은 겁이 얼마나 없는 것일까? 바닥에 앉으며, 같이 온 일행이 위에서 사진을 찍는다. 보나마나 물 위에 앉아 있는 거처럼 사진이 나올 것이다. 강심장은 인정하나, 부럽지는 않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스스로에서 잘했다고 칭찬을 했기 때문이다. 더이상의 객기는 부리지 않는다. 



넌 누구니? 쏘가리상입니다.


야경이 멋지다고 하던데, 밤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 



강 건너 저곳은 어디일까?


강심장은 여기도 있다. 부러움보다는 무서움이 더 크기에, 하나도 부럽지 않다.



그나저나 언제 가나?


돌아올때는 빨리 빠져 나오고 싶은 생각에, 사진도 안찍고 아까와는 다르게 그나마 빠른 걸음으로 잽사게 나왔다.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한번의 경험으로 충분하기에,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생각이다. 



버튼을 누르면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리메이크가 아니라 원고인 듯 싶다. 뽕짝 느낌이 지대로 난다. 흥얼흥얼 따라 부르면서, 소양강 처녀상으로 다가갔다.



소양강처녀는 잔다르크였나? 강인해 보인다.


오리배도 탈 수 있는 거 같은데, 굳이 추운 겨울날 강물을 튀기면서 타고 싶지 않다.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소양강 처녀상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곳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의 도움으로 육림고개 방향 버스를 탔다. 친절하게도 자신들과 같은 곳에서 내리면 된다고 해서, 눈치껏 따라 내렸다. 이제 남은 건, 춘천에서의 마지막 식사다. 점심에 닭갈비를 먹었으니, 저녁은 스테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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