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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다고 하면 안되갓구나"라고 말한 주인공이 어릴때 스위스 유학 시절에 먹었다던 뢰스티를 드디어 먹었다. 맛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는데, 이제는 호기심보다는 맛이다. 감자전과 감자볶음사이 그 어디쯤, 낯선 이름과 달리 익숙한 맛이다. 위치는 연희동, 이름은 나고야살롱, 음식은 스위스, 암튼 독특한 조합이다.

 

몇번 갔다고 이제는 익숙하다.
테이블이 있지만, 언제나 바테이블에 앉는다.

분위기는 이자까야 느낌이 많이 나지만, 음식은 참 글로벌하다. 주인장의 불꽃쇼가 잘 보이는 자리에 착석. 다른 곳이라면 메뉴판을 보는데, 첨이라면 모를까 삼세번정도 왔다면 메뉴판보다는 주인장에게 물어본다. "오늘은 뭘 먹을까요?"

 

오토시로 주인장이 직접 만든 크림치즈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토마토 샐러드다. 방울토마토와 가쓰오부시가 들어 있고, 장어 먹을때 나오는 채썬 생강이 들어있다. 전혀 안어울릴 거 같은데, 생강과 토마토의 조화가 은근 괜찮다. 

 

매운해물볶음 1/2 (9.000원)

혼술의 단점이랄까? 양이 많을 경우, 남기면 모를까 추가 주문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반만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단다. 매움의 농도를 물어보기에, 적당히에서 살짝 업을 해도 괜찮다고 했다.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아니라, 똠얌꿍의 매운맛이라고 해서, 엄청 매울까 불안했는데 기우였다. 신라면정도였던 거 같은데, 먹다보니 살며시 매운맛이 올라왔지만 벌컥벌컥 물을 마셔야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적당히 매콤하니 녹색이랑 잘 어울렸다.

 

지금은 혼술중입니다.

상큼한 샐러드 위에 불맛을 가득 품고 있는 돼지고기 들어있다. 주인장이 개발했는데 아직 이름을 정하지 못했단다. 샐러드에 고기를 올려서 싸먹는 방식이니, 샐러드 보쌈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비주얼은 익숙한 거 같은데, 먹어보면 완전 새롭다. 

 

뢰스티 (9,000원)

뢰스티는 스위스식 감자전으로 스위스인의 소울푸드라고 한다. 스위스 베른 농가의 전통 가정식이다. 4월에 뢰스티라는 음식을 알게 됐고, 어떤 맛일까 참 궁금했었다. 여기를 처음 알게 됐을때부터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만났다. 가장 밑에는 감자, 그위로 베이컨 그리고 꼬릿한 향이 강하게 나는 치즈가 함박눈처럼 소복하게 쌓였다. 치즈 향이 워낙 강하다보니, 감자와 베이컨 향은 거의 나지 않는다. 

 

정통 뢰스티는 얇게 채를 썬다고 하던데, 여기는 감자칩 모양을 하고 있다. 아주 얇게 썬 감자를 겹쳐 동그란 전 모양을 만들고, 그위로 베이컨을 올려서 바삭하게 부치고, 치즈는 다 만든 후에 뿌린다. 가장자리 부분은 바삭하니 감자칩 맛이 나고, 베이컨과 같이 먹으니 감자전보다는 감자볶음 같다. 치즈가 없었더라면 완벽한 감자볶음일텐데, 치즈로 인해 남의 나라 음식이 됐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거 같으니, 집에서 한번 만들어볼까 했다가, 바로 접었다. 왜냐하면 얼마전에 미숫가루로 부침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한번 했다가 전이 아니라 떡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처럼 동그랗게 퍼져야 하는데, 자꾸만 떡처럼 한데 뭉치는 바람에 폭망했다. 역시 음식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생소세지다. 맛이 어뗘냐고 물어보기에, 살라미 또는 하몽의 촉촉버전 같다고 했다. 어느 부위로 만들었는지 안알려줘서 모르는데, 혹시 돼지머리로 만든 건 아니겠지. 모르고 먹었을때는 맛있다고 했는데, 막상 알게 되면 못먹을까봐 살짝 겁이 난다. 

 

마무리는 역시 뜨끈한 국물이 쵝오다. 곧 대방어를 한다고 하던데, 갈 핑계가 자꾸자꾸 쌓인다. 겨울은 춥지만, 굴, 과메기, 대방어 등등 먹거리가 많아서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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