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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의 추억… 1탄> 신사역 홍미닭발 – 불 맛이 좋은!! 

 

 

 

 

 

 

 

초등학교 시절로 기억한다. 작은 슈퍼를 하셨던 외삼촌 댁에 혼자서 놀러 간적이 있는데, 사촌언니들이 올때까지 나는 항상 가게에 딸린 다락방에 있곤 했었다. 그곳은 언제나 날 흡족 시켜주는 곳으로, 과자, 초콜릿, 사탕 등등 없는게 없는 바로 천국 같았다. 외삼촌은 항상 나에게 '올라가서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골라서 먹어라'라고 말씀해주었기에, 난 외삼촌 댁에 가는게 정말정말 행복한 일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그 날 이후로 난 그 다락방에 올라가지도 않았고, 그 곳은 더 이상 천국이 아니었다.

 

 

다락으로 올라가면서 오늘은 또 무엇을 먹어줄까하는 기대감에 행복했던 나는, 다락방 한 구석에 놓인 가스렌지 위에서 끓고 있던 2개의 큰 냄비(식당에서 육수내는데 사용하는 무지 큰 냄비)를 보게 되었다. 왕성한 호기심이 가득했던 나는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그냥 지나가지 못하듯, 역시나 그 냄비를 열어보고야 말았다. 판도라가 절대 열어서는 안 되는 상자를 열었듯, 나 역시 그 냄비 속을 열지 말거 그랬다. 그 속에는 100개 넘은 발가락들이 끓고 있었다. 난 너무 놀라서, 냄비 뚜껑을 놓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놀라서 올라온 외삼촌은 하얗게 질린 내 얼굴과 뚜껑이 열린 냄비를 보고서야 웃으면서, '닭발 처음 보는구나'라고 하셨다.

 

 

"저게 닭발이라고요. 근데 무슨 닭발이 이렇게나 많이…"

 

 

"삼촌 지인이 포장마차를 하는데, 영업 전에 미리 삶아야 해서 그 작업을 하는 중이었단다"

 

 

나와 닭발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2개의 냄비에서 끓고 있던 닭발은 그냥 오뎅과 매운오뎅처럼, 그냥 닭발과 매운 양념이 된 닭발로 태어나서 처음 닭발을 봤지만, 그렇게 많은 닭발은 지금까지도 본적이 없는거 같다. 첫 만남이 너무나 강렬했는지, 난 그 날 이후로 닭발을 못 먹게 되었다. (아마 그때의 광경을 본 누구라도 나와 같지 않았을까? 아님 말구^^)

 

 

콜라겐 덩어리로, 피부에 좋다는 닭발, 매운 양념을 하면 겁나게 맛나서 여자들이 너도나도 좋아한다는 그 닭발을 난 전혀 먹지 못했다. 그런데 세월은 흐르고, 사람의 입맛과 끔찍했던 추억들도 서서히 잊혀지는 법!! 5년전, 드디어 용감하게 닭발과 난 맞짱을 뜨게 됐다. 두둥~~ㅋㅋㅋ

 

 

 

 

신사역 근처에 있는 홍미닭발!! 내가 닭발을 처음으로 먹었던 곳이다. 일이 꼬여서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던 그날!! 매운걸 먹으면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린다는데, 그날의 스트레스는 무진장 매운걸 먹어야 했기에, 선배와 함께 갔다. (정말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그 악몽같았던 어릴적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ㅋㅋ) 들어가자 마자, 날 놀라게 만든건 바로 손님의 대부분이 여자라는 점과 다들 한손에 또는 양손에 위생장갑을 끼고 빨갛게 양념이 된 닭발을 뜯고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도 자리에 착석하고, 뼈 있는 닭발과 계란찜, 주먹밥 그리고 약간의 알코올과 함께 봉숭아맛나는 음료수를 주문했다. 더불어 혹시나 내가 못 먹을 수도 있기에, 오돌뼈를 함께 주문했다. (선배 감사요!!)

 

 

 

 

얼마 후 어릴적 그때 보았던 그 녀석이 내 앞으로 왔다. 저걸 어떻게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너도나두 장갑을 끼고 하나씩 들고 뜯기 시작하길래, 나도 아 그전에 우선 소맥을 먼저 마신 후 남들처럼 따라했다. 매운 닭발이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어라 양념만 쏙 빨아먹은 닭발은 하나도 뜯지 못했다. 그런 내 모습이 우스웠는지, 지나가던 사장님께서 닭발 먹는 법을 알려주시기까지 했다. 입안에 넣고 살짝 깨물어 주니, 오도독 분해가 되고, 고걸 쪽쪽 빨아먹고 뼈만 뱉으면 되더군. 그렇게 한 개, 두개…… 그리고 오돌뼈만 공략했다. 그런데 너무 매웠다. 왜 주문할 때 계란찜에 주먹밥에 음료수까지 주문하냐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그래도 난 그 다음날 아침부터 하루종일 학문(?)에 고통을 느껴야 했다.

 

 

 

 

그날부터 나의 편식메뉴에서 닭발은 사라지게 되었고, 스트레스가 심할 때 먹는 최고의 메뉴로 닭발이 등장하게 되었다. 물론 다음날 어딘가의 아픔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찾게 된다. 홍미닭발은 스트레스가 심할 때 먹어야 제맛이다. 왜냐고??? 스트레스를 받은 원인조차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여전히 닭발보다는 다른걸 더 많이 먹게 되지만, 그래도 맛있다. 아직 안 매운 닭발은 먹어 본 적이 없기에, 매워야 더 맛있다.

 

 

 

 

홍미닭발의 장점은 바로 불맛과 오독오독한 매운 맛이다. 살짝 탄맛이 나기도 하지만, 불에 직접 구워서 그런지, 예전 연탄불에 구워먹던 돼지불백 같은 불맛에 그리고 오돌뼈처럼 오독오독한 매운 맛이 좋다. 더불어 닭발의 흐물흐물한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다. 뼈없는 닭발은 그 흐물흐물함이 싫어서 간혹 먹기는 하지만, 잘 못먹는다.

 

 

내일은 닭발의 추억 2탄으로 홍미닭발과 비슷한 스타일인, 남부터미널역 근처 신불닭발에 대해서 까보자!!

 

 

 


큰지도보기

홍미닭발 / 닭,오리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502-1번지
전화
02-545-2119
설명
매운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닭발 전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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