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함공원 개장식 - 한강에 함정이 나타났다

바다에 있어야 할 함정이 한강에 떴다. 듣자마자, 이거 서울의 뉴명소가 되겠구나 했다. 바다가 아니 강에 함정이라니, 얼릉 구경하러 가야겠다. 서울미디어메이트로서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특권 아니 특권, 참 맘에 든다.

1980년대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 건조된 1,900톤급 호위함 '서울함'을 비롯해 150톤급 고속정(참수리호) 그리고 178톤급 잠수정(돌고래)는 30여 년간 우리나라 바다를 지키고 명예롭게 퇴역한 함정이다. 퇴역 후 집(?)에서 노후를 즐기면서 보내면 좋으련만, 한강에 닻을 내리고 시민 곁으로 소환됐다.

 

서울함의 모습. 퇴역임에도 늠름하고 멋지다. 서울시는 퇴역함정 3척을 해군본부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아 망원한강공원에 전시 체험형 함상공원인 서울함 공원을 조성했다. 왜 망원한강공원일가? 이 곳은 조선시대 수로교통의 중심인 양화진 근처로 수도 한양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했던 역사적 장소라고 한다. 

 

닻이... 아니라 스크류가 이렇게 큰 거였구나. 서울시는 2015년부터 퇴역함정을 활용한 공원 조성을 위해 해군본부와 함정 도입을 위해 협의해 왔으며, 작년 11월 서울시-해군본부 간 군함 무상대부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거 같아서, 의자라도 근접 촬영을 했다.

 

참수리호다. 서울함공원은 제 역학을 다한 퇴역함정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재생, 시민들의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군함과 잠수정 안으로 들어가 내부구조와 해군들의 생활모습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한다.

 

저들처럼 빨리 가서 함정을 보고 싶은데, 개장식이 끝나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하니, 잠시만 더 기다려야 한다.

 

살짝 비도 내리고, 누가 한강 아니랄까봐, 바람이 바람이 칼이다. 그래도 함정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에 자리에 앉지도 않고, 왔다갔다 하는 중이다. 움직여야 그나마 덜 추우니깐. 

 

사전행사인 해군 군악대의 축하공연. 

 

해군 의장대의 절도있는 퍼포먼스. 오호~ 올만에 멋진 군인 아저씨(?)들을 만났다. 각이 딱딱, 군기가 팍~ 절도있는 동작에 심쿵.

 

개장식 시작. 국민의례와 묵념.

 

서울함공원에 대한 영상 관람중.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리 해양을 수호했던 퇴역함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시민과 가까운 한강으로 옮겨와 안보 평화 역사적 체험공간으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요즘 서울시가 잘하는 도시재생, 마포문화비축기지에 이어 서울함공원까지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인기많은 우리 서울시장님. 서울시 행사니 이벤트가 있을때마다 만나는데, 용기가 없어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 언젠가는 찍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1978년부터 건조되어 설전 배치된 참수리 함정이다. 우리나라 연안 경비와 보안을 담당하는 고속정으로 서해 제 1,  2연평해전에서 북한과 전투를 벌였던 고속정과 같은 기종의 함정이라고 한다.

 

조타실의 모습. 

 

호기심과 궁굼증땜에 신나게 관람을 시작했는데, 역시 관심분야가 아니다보니 급 지루함이 왔다. 그때 들려온 누군가의 목소리, "이거 나 군대있을때 있던 거야." "나도 이거 탔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되게 반갑다." 등등 군대를 해군으로 다녀온 분들은 너나할 것없이 본인 자랑(?)중이다. 함정구경보다는 어르신들의 군대시절 이야기를 엿듣는게 더 잼났다.

 

서울함은 한강변에 수상에 정박해 있는 상태지만, 고속정과 잠수정은 뭍으로 올라와 육상에 거치되어 있다. 3층 규모인 안내센터는 1층은 잠수정, 2층은 고속정과 연결되어 있다. 

 

안내센터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잠수정이 들어와 있다. 실제로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으로 내러간 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심해영상과 잠수정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안내센터 내에는 다양한 사진과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서울함은 축구장 길이와 비슷한 102m에 달하며, 홀수(수면에 잠겨있는 선체의 깊이)를 포함한 선체 높이는 28m로 아파트 8층 높이와 맞먹는다. 1984년에 취역해, 2015년 퇴역하기까지 30년간 수도권 서측해역 방어임무를 주로 수행했다. 세차례에 걸쳐 순하훈련에 참가해 국위를 선양했고, 1990년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참가하는 '환태평양 훈련(RIMPAC)에서 한국해군 최초로 탑건의 영예를 차지하고 했단다.

 

특히 1984년 취역식에 당시 염보현 서울시장이 참석해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다고 한다. 서울함 공원이라는 이름은 서울시와 서울함의 이와 같은 인연을 배경으로 명명됐단다.

 

함정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해군생활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식당, 회의실은 물론 함장실과 부장실, 전탐실 및 레이더실과 조타실, 통신실까지 각 1층부터 4층까지 주요시설을 관람할 수 있다. 거대한 함정인데, 통로와 계단이 좁아서 이동하는데 살짝 불편함이 있긴 했다. 관광을 위한 용도로 만든 함정이 아니니, 이점은 이해를 해야할 거 같다.

 

완벽하게 복원한 흔적이라고나 할까? 빼도 될 거 같은데... 표어가 살짝 무섭다.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찍으면 딱 좋을 거 같지만,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서울함 공원은 11월부터 2월은 10시 ~17시(토,공휴일 10시~18시)이며, 3월부터 10월은 10시~19시(토,공휴일 10시~20시)까지 운영한다. 시범운영기간으로 12월 3일까지는 무료지만, 이후 성인 3천원, 어린이 천원으로 유료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당일은 휴관이다.

 

서울함공원은 가본 소감은 특이하고 독특하고 진귀한 경험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원보다는 남자 어르신들을 위한 공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 큰 어른들이 어린이처럼 신나하는 표정을 많이 봤기때문이다. 여성분들은 처음에는 신기해 하다가, 곧 지루함이 찾아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귀한 구경이니, 한번은 꼭 가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