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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뭐뭐 3대 맛집, 어느 지방 뭐뭐 3대 또는 5대 맛집이 있다. 예전에는 3대 맛집이라고 하면, 맹신을 했던 적이 있었다. 메모를 해놓고, 일부러 찾아가거나, 약속을 그 지역으로 잡아서 꼭 먹으려고 노력을 했다. 결과는 실패보다는 성공이 많았다. 후기를 올리고 나서, 거기 완전 별로에요라는 댓글을 받기도 했지만, 나는 좋았다. 그러나 계속 궁금했다. 3대 맛집의 기준이 뭘까? 어느 블로거가 정했다는 말도 있던데, 암튼 그 기준이 무지 궁금하다. 왜냐면, 3대 맛집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3대 떡볶이라고 하는 그곳에서, 난 평범한 떡볶이 맛을 느끼고 왔다. 용산에 있는 현선이네다.



이번에는 굳이 찾아서 간 곳이 아니다. 근처에 일이 있었고, 마침 점심 시간이고, 삼각지에 유명하다는 국수집에 가기에는 거리가 있어서 뭐 먹을까 고민을 하던 중, 생각이 났다. 용산역 근처에 포장마차 형태로 있었던 거 봤는데, 기억을 되새기면서 갔다. 그런데 없다. 포장마차가 있던 자리는 빌딩 공사현장으로 변했다. 여기서 그만 포기하고, 아이파크 푸드코트에나 갈까 하다가 오기가 발동하는 바람에, 검색을 하고 찾아나섰다. 생각보다 먼 거리가 아닌지라, 걸어서 6~7분만에 도착을 했다. 대로변에서 한 블록 안으로 들어가 있어, 지도앱의 도움을 받아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가 1호점이며, 여기에 오기전에 2호점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목욕탕 건물이었나, 길다란 굴뚝이 참 인상적이다.



포장마차인 듯, 아닌 듯, 독특한 구조다. 



왼쪽이 주방이다. 앞에 생맥주 기계가 있고, 그곳을 지나면 떡볶이와 오뎅이 들어 있는 넓은 냄비를 만난다. 저 안쪽에 탑처럼 쌓인 엄청난 튀김이 있는데, 너무 많아서 그런가 식욕이 막 요동쳐야 하는데 딱히 그러하지 않았다.



서울 3대 떡볶이 집이라고 하더니, 체인점이 어마어마하다. 울 동네만 없을뿐이지, 유명한 동네에는 체인점이 다 있는 거 같다.



메뉴판. 비어세트가 참 좋아 보였지만, 가격도 그렇도, 양도 그렇고,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거 같아서 포기했다. 떡볶이는 기본이니깐 당연히 주문을 하고, 튀김은 처음부터 제외했으니 빼놓고, 순대냐 김밥이냐 아니면 오뎅이냐, 셋 중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 오뎅은 어차피 국물이 무한 제공이니깐, 제외. 그럼 순대와 김밥인데, 둘다 여기서 안 만들었나 했는데, 김밥은 여기서 만든거란다. 그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떡볶이 1인분에 김밥 1인분으로 결정. 추가로 매운맛 조절을 해야 한단다. 매운맛, 순한맛이 있다고 하던데, 매운맛은 엽떡의 매운맛이란다. 순한맛은 너무 순할 거 같다고 하니, 둘을 섞어 준단다. 오케이, 매+순 섞어서 떡볶이 1인분에, 김밥 1인분이다.



잠시 후,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여기 시스템은 물만 셀프가 아니다. 모든게 다 셀프다. 음식이 나왔다고 해서, 들고 테이블로 왔는데, 첫인상은 왠 비닐? 예전에는 야외 포장마차였으니, 장소땜에 비닐을 사용할 수 있다고 치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바뀐 이곳은 물이나 장비나 예전보다는 나아진 거 같은데, 굳이 비닐을 써야 하나 싶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비닐도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긴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가 싶다. 생수에, 오뎅국물에 그리고 튀김부스러기까지 종이컵을 3개나 썼으니 말이다. 나도 이러고 있는데, 누구 탓할까? 



군더더기 없이 국물과 밀가루 떡 그리고 오뎅 하나가 들어 있는 현선이네 떡볶이(3,000원)다. 섞어달라고 하기 잘했다. 떡만 먹으면 안 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국물과 같이 먹으니 맵다.



역시 떡볶이의 떡은 밀가루가 정답인 거 같다. 쌀떡이 몸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밀기루 떡의 쫄깃 식감은 절대 따라올 자가 없는 거 같다. 국수가 후루룩이라면 밀기루 떡볶이는 쏘~~옥이다. 입술을 닭똥집(?) 모양으로 만들어서 쏙 당기면 쏘옥 입안으로 들어온다.



직접 만들었다는 현선이네의 김밥(3,000원). 김밥에는 꼬랑지가 생명이란 거 아는 곳이다. 꼬랑지 인심하면 참 후하다. 



퀄리티 있는 김밥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떡볶이 집 김밥은 왠지 요런 허술함(?)이 있는게 좋다. 



허술한 김밥은 절대루~ 그냥 먹으면 안된다. 떡볶이와 함께 먹는 튀김, 김밥, 오뎅, 순대는 재료 본연의 맛보다는 떡볶이 국물 피처링을 꼭 해야 그 맛이 살아난다. 그냥 먹었을때보다는 역시 찍어 먹으니, 허술한 김밥이 완벽한 김밥으로 변신을 했다.  



오뎅 국물을 있는 곳에 파와 튀김부스러기가 있다. 원래는 오뎅용이라는데, 튀김부스러기와 떡볶이 국물도 참 괜찮은 조합이다. 튀김을 못 먹어서 아쉬었는데, 부스러기 만으로도 튀김의 식감을 느낄 수 있으니, 순대만 빼고 다 먹었다. 튀김 부스러기를 국물에 살짝 담겨, 바삭함이 남아 있을때 먹어도 좋지만...



튀김 부스러기인지 아닌지 몰라볼 정도로 떡볶이 국물을 흠뻑 들이마신 상태를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한다. 요거 요거 은근 별미다. 서울 3대 떡볶이 맛집에 와서 메인이 떡볶이도, 김밥도 주지 못했던 감동을 서비스인 튀김부스러기가 줬다.


만약 매운 떡볶이로 먹었다면, 3대 맛집을 인정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그대신 얻은 교훈은 너무 맹신하지 말자는 거,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배웠다. 3대 떡볶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방송에서 난리 쳤을때 진짜 가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안 가길 잘한 거 같다. 사실은 그때 너무 궁금해서, 갔었다. 그런데 엄청난 긴 줄로 인해 포기했었는데, 잘 한 거 같다. 떡볶이, 예전에는 학교 앞이 최고였다면, 지금은 그저 내 입에 맞는 그 곳이 최고다. 체인도 좋고, 동네 분식도 좋고, 내 입에 맞으면 그곳으로 가면 되지, 굳이 찾아가서 먹을 필요는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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