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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가 컸나? 아니면 너무 더웠나? 예전부터 너무나 가고 싶었던 곳을 갔다 왔는데, 영 개운하지 않다. 사진도 맘에 안들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있다 온 티가 너무 난다. 더위땜에 오후 일정을 다 포기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여기서 하루를 다 보낼걸. 후회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기에 또 가야겠다. 이번 선암사는 답사이므로, 본격적인 선암사는 아직이다. 아쉬움이 많았던 여행이지만, 산사의 여름은 고즈넉했다.



넓디넓은 주차장에 들어선 1번 버스. 순천역 정류장에서 30여분을 기다렸다가 타고, 1시간 반정도 달리고 또 달려서 도착을 했다.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KTX로 2시간 2~30분 정도 걸렸는데, 순천역에서 선암사까지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렸다.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쳤다. 분단위까지 정확하게 스케줄을 짜서 왔는데, 한가지 놓친게 있었다. 더위다. 별로 안 덥다고 했는데, 찌든듯한 더위가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오후 일정은 순천만습지인지라, 밥 먹는 시간까지 포기하고, 이기지도 못한 더위를 어깨에 올리고 선암사로 향했다. 



그나마 자연이 주는 바람과 그늘이 있어 천만다행이다. 물론 모자 속 머리는 절대 모자를 벗으면 안되는 상태가 되었고, 목에 건 손수건은 축축해졌지만...



입장권에 나오는 저 모습처럼 담고 싶었다. 그른데...(자세한 내용은 잠시 후에)



주차장에서 선암사까지 올라가는 동안 심심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계곡이다. 작은 계곡물인데 어찌나 소리가 웅장하던지, 나무들로 가려져 있어도 녀석의 존재는 계속 느껴졌다.




등산은 아니지만, 계속 오르막이 이어진다. 난이도는 하에 가까운 코스라, 큰 무리 없이 걸으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부부와 부부가 아닌 커플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산에 갔을때, 부부는 손을 잡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 말이 정말 맞나보다. 선암사에서 만난 3커플이 있었는데, 함께 온 두 커플을 덥지도 않는지 서로에게 어깨 손, 허리 손을 하면서 그렇게 걷고 있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이들이 찍혔다. 하는수 없이 이들을 따돌리고 걷다보니 저 앞에 보이는 등산복 커플, 아까 그 커플과 비슷한 느낌인데, 절대 터치가 없다. 일행처럼 보이지만, 스킨십은 절대 없다. 아하~ 그렇구나!! 혼자서 엄청난 깨달음을 얻은 후 다시 또 걸었다.



드디어 승선교에 도착을 했다. 이제 입장권에 나와 있는데로, 승선교 아래서 바라본 강선루를 담아야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찾아봐도 내려가는 곳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길이 아닌 길에, 엄청난 급경사까지 쉽게 찍은 사진이 아니었나보다. 선암사에 온 큰 이유였는데, 아무래도 포기를 해야할 거 같다. 



그래서 포기를 했는데, 사진 편집을 하다가 발견했다. 내려가는 곳을 말이다. 승선교 뒤로 작은 다리가 또 있는데, 거기에 완만하게 내려가는 길이 있었던 것이다.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라서 막 지나쳤던게 잘못이었나 보다. 내려가는 길이 없다고 짜증을 냈는데,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이제서야 알아냈으니, 이번 선암사 여행은 무조건 답사다.



와 어떻게 내려갔을까? 디따 부럽네. 그렇게 부러워하면서 쳐다만 봤다. 쉽게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제대로 찾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다음에는 저분처럼 나도 기필코 꼭~



강선루 옆 아주 작게 보이는 승선교. '내 기필코 제대로 담으리~'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줬다. 발을 담그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물이 많이 찼다. 입수는 불가능, 그냥 손만.



더위 잡는 선암사 계곡물 소리!!



선암사 삼인당. 계란 모양의 연못 속에 계란 모양의 섬이 있는 타원형 연못이다.



아무도 없는 길. 그 곳에 오로지 나만 있네.



드디어 선암사에 도착을 했다. 일주문.



여름 꽃, 수국이 어서 오라고 인사를 한다. 





저 멀리 보이는 편백나무. 선암사 근처에 편백나무 숲이 있다고 하던데, 저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숲은 선암사에서 떨어져있으며, 직접 가지는 못했다. 



본격적으로 경내 탐방.



선암사 대웅전과 3층 석탑.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을 담기에는 여름이 가장 좋을지도...



선암사는 고려불교의 여러사상이 선과 교의 승풍으로 융합되어 많은 선승을 배출한 태고종 본산으로 이름나 있다. 지금부터 900년전 대각국사 의천스님이 중국의 천태의 교법을 전수받아 천태종을 개창했다. 당시 청량산을 조계산이라 개칭했으며 임제선풍의 대쪽같은 승풍을 고고하게 지켜온 청정도장이자 천년고찰로써 우리나라 불교문화연구에 있어 송광사와 쌍벽을 이룬 사찰이라고 한다.




닮은 듯, 아닌 듯, 맘에 드는 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른 봄에 왔다면, 멋진 매화꽃을 만났을텐데, 여름에 오니 푸르름만 만나는구나.



담장너머로 살짝 바라봄. 



여기가 어디고, 어떤 건물일까? 선암사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이름쯤은 몰라도 된다. 그냥 걸으면 된다. 걷다보면, 편안해진다. 걷다보면, 개운해진다. 걷다보면, 힐링이 디톡스가 된다.





작은 연못에서 만난 작은 연꽃. 풍요로움은 없었지만, 대신 소중함이 있었다.




시간이 없어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려고 했는데, 이런 맘을 알았는지 사진을 찍자 날아가버렸다.




해우소(뒷간). 체험을 해야 하는데, 깊이가 장난이 아니라는 말에 겁부터 났다. 하는 수 없이 멀찍이 바라만 봤다. 화장실 중에서는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란다. 




잘못 찾은 편백나무 숲 그곳에서...




암벽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 선암사 마애여래입상을 만났다. 

 


여름 선암사는 참 평온하며 고즈넉하다. '잠시 쉬었다 갑니다. 너무 잠시라서 죄송하지만, 가을 꽃무릇 필때쯤 꼭 다시 오겠습니다.'



다시 내려가는 중. 버스는 한시간 뒤에 도착을 할 예정이다. 곧바로 다음 일정으로 고고~



버스를 타고 선암사에 간다면, 꼭 필요한 버스시간표. 버스 시간을 놓치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므로 알아두면 좋을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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