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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동에 있는 행복한 밥상 해담은 이름처럼 행복한 밥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짜지 않아 행복하고, 집밥같아서 행복하고, 소박하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담겨있어 행복했다.



고척동 작은 골목에 있는 곳이다. 가끔 늘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싶을때가 있다. 그럴때면 멋진 아니 맛난 일이 생길 거 같은 느낌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아닌 확신이 들었다. 이름처럼 행복한 밥상을 만났기 때문이다.



오후 2시, '지금쯤 가면 손님도 별로 없고 조용하겠지.' 그런데 이런 왠열~ 일반 테이블 2개와 좌식 테이블 3개가 있는 소박한 곳인데, 자리가 없다. 아니 다행히 가운데 자리가 비워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모든 테이블에 녹색병이 올려져 있었다. 낮술을 이리 즐기는 분들이 많다니, 그럼 나도... 하지만 그럴 용기가 없다는게 문제다.



오픈 주방이라고 해야겠지. 



갈치조림은 2인이상 와야 하므로 먹을 수 었고, 닭도리탕이나 두루치기도 혼자 먹긴 부담스럽다. 그래서 선택한 오늘의 점심 한끼는 바로 고등어구이와 계란말이다. 왜냐하면 생선구이가 대표 메뉴이기 때문이다. 미리 구워놓지 않고, 주문 후에 만들기에 조리 시간이 10~15분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주문을 하고 와도 된단다. 그리고 찌개를 주문해야 하지만, 찌개보다는 계란말이에 눈길이 더 갔다. 어떤 맛이길래, 공깃밥을 별도로 주문해야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주문을 하고 20여분이 지나고, 드디어 행복한 밥상이 차려졌다.



밑반찬 사총사. 액젓맛이 강하게 났던 무생채, 도토리묵과 쑥갓(간장만 있으면 되니깐, 요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듯 싶다. 쑥갓과 묵이 은근 조화가 좋았다), 아삭아삭하게 잘 익은 배추김치 그리고 백반집에 가면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어묵볶음. 엄마가 만들어 준 듯, 간이 강하지도 않고 심심하니 집밥느낌이 물씬 났다. 



슴슴한 된장찌개까지,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아 좋았다. 집밥 느낌답게 조미료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거 같다.



고등어 구이(6,000원). 생각보다 쬐그만 고등어라서 살짝 당황했다. 그래도 국내산이니깐, 혼자 먹는데 남기는 것보다는 이 정도 크기면 딱 좋을 거 같아 만족하기로 했다.



그런데 오버쿡인가? 기름이 너무 빠졌나? 윤기가 자르르 도는 고등어 구이를 생각했는데, 좀 퍽퍽했다.



그래도 밥 반찬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자반 고등어인지 짭쪼름한 게, 슴슴한 다른 반찬에서 부족했던 간을 채워줬다. 



공깃밥을 별도로 해서 먹어야 하는 이유를 절실히 느꼈던 계란말이(5,000원). 



행복한 밥상 해담에 또 가게 된다면,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 계란말이 때문일 것이다. 어쩜 이리도 촉촉하고 부드러울 수 있을까? 겉부터 속까지 다 익었음에도 퍽퍽하지 않고 카스테라처럼 너무 부드럽다. 치즈를 넣은 것도 아니고, 당근, 양파, 파 등 많은 재료를 넣은 것도 아닌데,  계란 비린내가 하나도 안난다. 더불어 간이 슴슴했지만, 굳이 여기에 케첩이나 마요네즈를 더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오로지 저상태로 충분히 제 맛이 났기 때문이다.



어딘가에 치즈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리 고소하고 부드러운 게 아닐까 하면서 이리저리 뒤적거리면서 찾았지만 없었다. 계란말이를 좀 해본 사람으로서, 아니 해봤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음만큼 정말 완벽했다. 



사장님이 계란말이와 생선구이는 포장이 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겠다. 그만큼 자신이 있기에 당당히 말했던 거 같다. 고등어 구이에서 느낀 아주 작은 실망감을 계란말이가 다 채워주었다. 그래서 밥대신 계란말이로 든든한 한끼 식사를 하고 나왔다. 


집밤이 그리울때, 계란말이가 먹고 싶을때, 가고 싶은 곳이 생겨서 좋다. 이웃 동네에 있으니 그리 멀지 않아서 좋다. 왜 우리 동네에는 이런 곳이 없을까 투덜거렸는데, 찾지도 않고 그랬던 거 같다. 앞으로 범위를 넓혀서 동네 탐방을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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