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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가기 전에, 봄이 오기 전에, 다시 가고 싶었던 곳. 뜨끈한 국물에 불어터진 오뎅 그리고 좋은 사람과 처음처럼만 있으면 되는 곳. 고척동 한적한 골목에 있는 그곳, 부산오뎅주점 오뎅집이다.



늦은 밤. 문을 닫은 부동산은 간판 불만 반짝거린다. 그러나 그 옆 작은 주점은 바닷길을 지키는 등대처럼 오뎅덕후를 위해 휘영청 밝은 조명을 밝히고 있다. 



오뎅집. 명칭을 쉽게 지은 거 같지만, 이것만큼 정확한 명칭도 없을 것이다. 더불어 부산오뎅이란다. 부산오뎅만을 취급하는 오뎅집이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칸막이 천은 오뎅우동, 여기 메뉴에는 우동이 없었는데, 설마 숨겨둔 메뉴인가? 



작은 곳인데, 벽면에는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벽화가 있다. 지난번에 갔을때는 연탄을 봤는데, 이번에는 옛날 연탄구이 집인 듯 싶다. 가운데 연탄화로가 있고, 녹색은 소주, 노란 양은주전자에는 막걸리가 들어 있겠지. 그림에서 정겨움이 그리고 그리움이 느껴진다. 연탄 벽화가 궁금하면, 지난 포스팅 바로가!!



기본찬은 단무지와 김치. 그리고 달력모양으로 되어 있는 메뉴판. 지난번과 동일하게 일반오뎅 6개와 유부주머니 한개가 들어 있는 반모듬오뎅(9,300원)을 주문했다. 메뉴판을 더 보고 싶다면, 지난 포스팅 바로가!!



무엇 먹을까?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다양한 어묵(오뎅)들, 그리고 딱히 엄청 맛있는 거 아닌데 이상하게 눈치싸움을 해야 하는 유부주머니가 나왔다. 지난번에는 내가 먹었으니, 이번에는 양보했다(난 욕심쟁이가 아니니깐).



불어 터진 국수 아니, 불어 터진 오뎅이 될때까지 끓이고 또 끓인다. 이렇게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짠 국물이 되어 버리지만 그래도 불어터진 어묵을 포기할 수 없다.



두둥~ 엄청난 열기를 이겨내고, 드디어 됐다. 처음 나왔을때보나, 2배는 아니더라도 1.5배 정도 커졌다. 불어터진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꼬치를 뽑아 버렸다. 저 작고 동그란 어묵만 원래 상태로 남겨뒀다. 유부주머니를 차지하지 않는 자를 위한 것이다. 즉 나를 위한 것.



달큰해진 배추와 알싸한 고추오뎅의 만남, 좋구나 좋아~ 덕분에 처음처럼이 자꾸만 사라진다. 



국물이 졸아들면, 짠맛이 강해진다. 몰랐다면 육수를 더 달라고 했겠지만, 이제는 아니깐. 숨겨둔 메뉴를 주문했다. 바로 우동이다.



격한 환영인사로, 또 한번 팔팔 끓여줬다. 뭉쳐 있던 우동이 가닥가닥 떨어지고, 면에서 탱탱함이 느껴진다면 먹을때가 됐다는 신호다. 그런데 너무 끓였나 보다. 간이 강해도 이렇게 강할 수 없으니 말이다. 육수 리필을 요청하고, 면부터 먹기 시작했다.



남아 있던 오뎅과 우동의 콜라보.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냥 오뎅만 먹는게 더 나은 거 같다. 이런 포장우동은 식초가 들어 있어서 그런지 특유의 시큼한 맛이 난다. 우동을 한번 데쳐서 줬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국물에서 시큼한 맛이 나는 바람에 살짝 아쉬웠다.


추울때는 오뎅집이 참 그리운데, 점점 더워질 날만 남았으니 이젠 무슨 핑계를 만들어야 하나? 왜 내 기억속에는 우동 = 추운 겨울밤일까? 이참에 기억을 바꿔 버려야겠다. 추운 겨울밤이 아니라 그냥 밤에는 오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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