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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분을 주문하면 4인분을 더 준다는 고깃집이 요즘 대세인가 보다. 어딜가나 이름은 달라도 같은 컨셉으로 영업을 하는 식당들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조개구이, 찜닭, 불닭이 있었는데, 설마 여기도 그렇게 사라지지는 않겠지. 불황기를 말해주듯, 덤을 팍팍 주는 고깃집. 착한 가격에 양과 질까지 다 채워달라고 하면, 너무 욕심쟁이일까?! 



구로역 2번과 3번 출구로 나오면, 구로역 광장 있다. 광장의 중심에 서서 바라보면, 2층 전체가 다 노란 물결이다. 이바돔 감자탕, 엄청난 규모에 주눅이 들어서 그런가, 가고 싶다는 마음만 있지 아직 못가봤다. 추운 날에는 역시 뜨끈한 감자탕이 최고지 하면서 드디어 가려고 했으나...



"내가 예전에 여기서 먹었는데, 엄청 맛나게 먹었다. 감자탕은 너무 해비하잖아. 그냥 고기나 먹으러 가자." 친구따라 고깃집으로 갔다. 국내 최초 숯불양념 소고기 전문점 더주는 고기집이다. 4인분을 주문하면 4인분을 더 준다니, 간판만 봐도 배가 부른다. '감자탕, 언제간 먹을 날이 오겠지.'



1층에 2층까지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연기 자욱 냄새 폴폴은 아니었다. 고기 먹고 집에갈때 냄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호주산 소고기를 쓴다는 더주는 고기집. 토시살, 안창살, 부채살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는 부위, 저렇게 친절하게 알려주니 좋다.



그 옆에는 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려 준다. 많이 올리지 말고 천천히 구워야 하며, 소스에 한방재료가 들어 있으며, 고기를 자주 뒤집으며 맛이 없으며, 냉면과 함께 먹으면 좋다고 나와 있다. 



4인분을 주문해야 4인분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데, 두명이서 8인분은 무리다. 푸드파이터가 아니므로, 부위별로 조금씩 주문하기로 했다. 우선 숯불양념 소등심 2인분(1인분에 10,000원)을 주문했다.



왜 꼭 안되는 음식이 가장 먹고 싶을까? 언양식 불고기, 먹고 싶다.



쌈채소, 콩나물 무침, 양파, 쌈장, 마늘, 고추장아찌 등 기본 상차림 완료. 



다 먹고 추가할때는 직원을 부르지 말고, 셀프코너를 이용하면 된다. 기본 상차림에는 없었던 양파피클과 배추김치 그리고 샐러드도 있다.



불이 올라오고, 특이한 불판도 올라왔다. 피아노 줄로 만든 불판이라고 하던데, 바닥이 타지 않아서 불판을 자주 바꿀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굽다보면 줄 또는 실 주변이 까맣게 변해서 한번 정도는 바꾸는게 좋을 거 같다. 



숯불양념 소등심 2인분. 소고기는 양념보다는 생고기로 먹는게 좋은데... 더구나 호주산이라면, 양념보다는 생고기로 먹는게 더 좋은데... 혹시 이거 퀄리티가 떨어지는 거 아닌가 했다가 친구가 너는 왜 그렇게 까칠하냐 면서 고기를 먹기도 전에 욕부터 먹었다. 내 캐릭터를 아직 모르나, 이거 친구가 맞나 싶었다.



불판에 고기를 올리고,



한번 뒤집어 주고,



먹기 좋게 자르면 끝.



술과 함께 즐길 타임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양념고기이니깐 그럴 수 있는데 간이 너무 쎄다. 단맛은 예상했지만, 짠맛은 아니었기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나만 그런가 싶어, 친구를 보니 역시 나와 같은 표정이다. 아니 나보다 더 심각한 표정이다. 



혹시 콩나물과 먹으면 좀 더 나을 거 같아서 먹었는데, 짠맛만 강해졌다. 콩나물은 아삭하니 좋은데, 고기는 완전 웰던이다. 양념고기라서 타이밍을 맞출 수가 없었다. 고기 좀 구워봤다고 의기양양했는데, 양념고기 앞에서 무너졌다.



원래 소고기는 쌈을 싸서 먹지 않는다는 나만의 룰이 있는데, 여기서 깨져버렸다. 간이 강한 양념고기에는 쌈이 정답이다. 



심각했던 친구는 등심은 좀 아니군 하면서 갈비살을 주문했지만, 다 떨어졌단다. 안창, 토시, 부채 중에서 고민하던 친구는 숯불양념 토시살(10,000원) 1인분을 주문했다. 왠지 때깔은 등심보다 더 나아 보인다. 



토시살과 함께 주문한 시골 된장찌개(2,000원). 밥이 함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공깃밥(1,000원)을 추가로 주문했다. 그런데 시골된장찌개라고 하는데, 맛은 너무나 도시적이다. 



맹물맛도 나고, 좀더 끓이면 좋을 거 같아서 불판에 올렸다. 그리고 매운맛이 전혀 없기에, 청양고추와 마늘을 더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밥이 나왔으니, 고기는 안주가 아니라 반찬으로 변신했다. 



쌈도 역시나 밥을 넣었다. 고기는 밥과 함께 먹는게 아닌데, 여기서는 어쩔 수 없었다. 



왼쪽은 추가 조리를 하기 전, 오른쪽은 한 후다. 역시 청양고추와 마늘을 더 넣고, 보글보글 끓여주니 구수하고 칼칼한 시골된장찌개가 되었다. 토시살 한점 먹고, 나의 숟가락은 된장찌개로 향했고, 친구가 고기를 다 먹을때까지 된장찌개와 밥만 먹었다.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간 토끼처럼, 고기를 먹으러 갔다가 밥만 먹고 나왔다.


"예전에는 진짜 맛나게 먹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러지. 여기 정말 괜찮았는데..."

"다시는 오지 말자."

"그래도 가격은 엄청 저렴하다. 양도 많고."

"다시는 오지 말자."

착한 가격에, 푸짐한 양 여기에 퀄리티까지 바라는 건 무리일까?! 아니면 4인분에 4인분을 먹어야 하는데, 룰을 지키지 않아서 그런가?! 친구 말처럼 정말 괜찮았던 곳이라면,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역시 사람 입맛은 비슷하다. 2016년 3월 20일 같은 건물에 있는 다이소에 갔다가 발견했다. 더주는 고기집이 아니라 역전 숯불 돼지고기집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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