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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스타일의 왕돈까스를 하는 곳은 남산과 성북동 밖에 없는 줄 알았다. 워낙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분식집 돈까스와는 다른 옛스러움이 느껴지는 맛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곡동에도 있다니, 지난번 신전떡볶이 먹블(먹방은 먹는 방송이니깐, 나만의 신조어 먹는 블로그, 먹블^^)을 하고 나오면서 봤던 곳. 옛날 수제 왕돈까스다.



개인적으로 돈까스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릴적 경양식 집에서 먹었던 왕돈까스 맛을 추억하기 위해 연중행사로 남산 또는 성북동에 갔었는데, 앞으로는 화곡동으로 갈 예정이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왕돈까스를 남기지 않고 다 먹었기 때문이다. 먹다보면 느끼하고, 살짝 고기냄새도 나고 양이 많아 남겼는데, 여기서는 포만감이 턱 밑까지 왔음에도 남길 수가 없었다. 마지막 한 조각까지 다 먹은 후에야 오늘의 먹블을 마쳤다.



아직은 혼자 먹기 달인이 아니므로, 바쁜 점심 시간이 지난 후에 도착을 했다. 그래서 더 배가 고팠나? 



네네~ 직접 가져다 먹겠습니다.



주방 쪽에 셀프코너가 있으니, 먹을만큼 담아오면 된다.



원래 계획은 30cm돈까스였다. 정말 30cm인지 확인하려고 줄자까지 챙겨서 갔는데, 절대 혼자서 못 먹는다고 하면서 사장님이 거부했다. 하긴 메뉴판에 두명이 먹으면 2,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고 하니 엄청나긴 엄청나다 보다. 과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 그냥 옛날 왕돈까스(가격 6,500원)을 주문했다. 



밥은 무한리필이란다. 그런데 굳이 리필을 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왜냐하면 돈까스만으로도 충분하니깐.



셀프코너에서 가져온 기본찬 삼총사. 깍두기, 단무지 그리고 파송송(국물 그릇에 파가 들어가 있어, 보온병에서 국물만 담으면 된다.) 우동국물. 스프가 없어 살짝 아쉬었지만, 어차피 잘 먹지도 않으니깐.



오늘의 먹블 주인공 옛날 왕돈까스가 나왔다.



주인공을 만나기 전에 우선 조연부터 무한리필이 된다는 밥이다. 그런데 밥이 푸석푸석하니, 히마리가 없다. 고슬고슬 냄비 밥이 그리웠지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되겠지.



양배추 & 콘샐러드. 조연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않았음 좋겠다. 



주인공을 만날 볼 차례. 그런데 오호~ 엄청 크다. 왕돈까스라고 하더니, 역시 압도적인 사이즈다. 왜 사장님이 30cm 왕돈까스 주문을 거절했는지 알 거 같다.



6,500원이 전혀 아깝지가 않다. 과하지 않은 소스에 얇지만 커다란 돈까스, 이게 바로 옛날 왕돈까스 아닙니껴~



튀김옷 사이로 보이는 고기, 참 실하다. 두꺼운 튀김 옷으로 인해 고기 맛이 안 느껴지는 왕돈까스도 있지만, 여기는 고기 씹는 맛이 충분히 느껴진다. 먹다보면 느끼해져서 단무지와 깍두기를 많이 먹게 되는데, 여기는 그냥 돈까스만 먹게 된다. 소스도 과하게 묻힐 필요도 없다. 그저 돈까스, 돈까스만 먹게 된다.



먹고, 먹고 또 먹고, 혼자만의 만찬을 느긋하게 즐기고 나왔다. 남김없이 다 해치우고 말이다. 다 먹고 나니, 푸석한 밥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이렇게 다 먹은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리서 계산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사장님에게 "정말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까지 했다. 앞으로 남산, 성북동으로 왕돈까스를 먹으러 갈 일은 없을 거 같다. 어릴적에 먹었던 왕돈까스가 먹고 싶다면, 화곡동 옛날 수제 왕돈까스로 가면 되니깐 말이다. 다음에는 30cm 왕돈까스에 도전해 볼까나?!


사진은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찍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왜?" 라고 하시기에, "그냥 친구들에게 나 이거 먹었어라고 자랑하려고요" 라고 대답했다. 예전에는 묻지도 않고 사진을 막 찍었지만, 요즈음 꼭 묻고 찍는다. 그리고 블로그라는 말은 절대 안한다. 왜냐하면 난 거지가 아니니깐.



이웃블로거 mudoi님이 알려준 화곡동 팔동튀김 & 떡볶이 집이다. 다음 먹블 예정지이다. 소화도 시킬겸, 정확한 위치도 파악할겸 찾아갔는데, 2차를 할 뻔 했다. 작은 동네 분식집인데, 튀김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너는 다음주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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