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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하면 가장 먼저 벼룩시장이 생각난다. 엄청 오래된 물건부터 완전 저렴하게 옷을 살 수 있는 구제의류까지, 구경하는 재미에 가끔 엄청난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까지 참 재미난 곳이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 우리의 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창덕궁처럼 유네스코에 등록된 곳은 아니다. 종묘처럼 왕들을 모신 곳은 아니다. 그저 다른 나라 장수를 모신 사당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문화재이다. 동묘(보물 제142호.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東關王廟))는 말이다(소니 nex-3n으로 촬영)

 

 

서울풍물시장에서 청계천을 따라 쭉 걸어오다보면 동묘가 나온다. 우리의 문화재인 동묘(동관왕묘(東關王廟)) 옆으로 또다른 볼거리인 벼룩시장이 있다. 그런데 두 곳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지 몰랐다. 예전에는 동묘 입구쪽 시장보다는 청계천 주변 도로에 있는 곳들을 봤던 거 같다. 문화재 바로 옆에 시장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문화재는 문화재대로 잘 지켜나가고, 시장은 시장대로 삶의 터전으로 잘 지켜나가면 문제는 없을거 같았다.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해 어제는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자신의 빈 자리를 아낌없이 내주고 있는거 같았다.

 

 

관점을 달리해서 보니, 활기찬 시장의 모습 뒤에 보이는 동묘의 눈물이 보이는거 같다. 사진을 찍을때 흡연하는 분은 없었지만,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보니 씁쓸했다. 시장이기도 하지만 문화재 앞인데, 안이 아니라 밖이라서 흡연이 가능하다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잠시만 참아줬으면 참 좋을거 같다. 그런데 관점을 다르게 하면, 날은 춥지, 장사는 안되지, 속은 답답하지, 멀리 나가서 담배를 피고 올 형편은 안되지, 그러니 하는 수 없이 여기서 이렇게 흡연을... 이럼 또 할 말이 없어진다. 그래도 나는 참아줬으면 좋겠다에 한표다.

 

 

본격적으로 동묘 안으로 들어가 보자. 입장료는 0원이다. 들어가는 사람이 많길래, 동묘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구나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있는 공중화장실로 다 가더군. 화장실만 북적거렸고, 동묘은 온화한 듯 조용했다.

 

 

다른 문화재와 달리, 금연 문구와 소화기가 많이 보였다. 저 문구처럼 지켜주는 사람들이 많았음 좋겠다.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화장실에서 제발 해서는 안될 행동을 안했으면 좋겠다.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규칙은 지켰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일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줄테니 말이다. 우리는 동묘라는 멋진 문화재를 얻었지만, 우리의 후손은 동묘와 동묘벼룩시장이라는 더 멋진 문화재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맘으로 안으로 들어가니, 소름이 돋으면서 으시시한 분위기와 함께 찬 기운이 느껴졌다. 그렇다. 여기는 묘다. 중국 촉나라의 장군인 관우(關羽)를 봉사(奉祀)하는 사당인 것이다.

 

동묘는

보물 제142호.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東關王廟)이며 한말에는 관제묘(關帝廟)라고도 불렸다. 임진왜란 때 관우의 영령이 왜병을 격퇴시켰다 하여 명나라 장수들의 요구로 1602년(선조 35)에 창건되었다. 관우를 일종의 호국신으로 섬기는 사당으로서 서울에 남관왕묘와 동관왕묘가 설립되었으며, 한말에는 관우신앙의 여파로 서울의 서쪽과 북쪽에도 각각 설립되었으나 동관왕묘만이 현존하고 있다. 동묘의 건축은 남묘·북묘 등 서울에 건립된 관왕묘 가운데 가장 웅장하고 거대한 대표적인 건물로서 건축양식은 다포계(多包系)의 통성(通性)을 준수한 평범한 가구의 수법을 보여주고 있다. 천장은 연등천장이며 처마는 겹처마로 되어 있다. 마루는 양성을 하고 취두(鷲頭)와 용두(龍頭)를 각각 배치했다. 대문은 남면 중앙에 내었는데 정면 5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기와지붕으로 지면보다 별로 높지 않은 축단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가운데 3칸은 판문(板門)을 달아 출입할 수 있게 하고 좌우 1칸은 사고석으로 벽을 쳤으며 마루를 깔고 살문을 단 방을 만들었다. 동묘의 건축양식은 우리나라 건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수한 양식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본실 뒤편에는 별도로 만들어진 돌로 된 제단이 있는데 여기에 관우의 목상(木像)이 안치되어 있다. 제단 앞에는 관평(關平)과 주창(周倉) 등 4인의 조각상이 배치되어 있다. 이 앞에는 탁자가 마련되어 있어 공양물을 올려놓을 수 있게 했고 그 앞에 공양주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부분의 천장만큼은 우물천장을 하여 본실의 연등천장과 구별했다. 동서행랑벽에는 관우의 신성화된 행적을 그려놓았으며, 또 관우찬양비(關羽讚揚碑)도 남아 있다. (출처 - 다음 백과사전)

 

왜 관우 묘가 우리나라에??
1. 임진왜란 때 관우의 혼이 때때로 나타나 조선과 명나라 군을 도왔다 하여 명나라 신종 황제의 명에 따라 건립하여 1601(선조 34)년에 준공되었다고 한다.
2. 임진왜란때 이순신에 대한 질투로 인해 선조는 관우 묘를 만들었다고 한다.
3. 삼국지 속 관우의 용맹함과 인품으로 인해 민간에서는 신으로 모셨다고 한다.

 

종묘, 동묘, 선릉 등 묘, 릉이 들어가는 곳을 싫어한다. 무섭기 때문이다. 귀신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죽어도 못 보는 인간이다. 설마 혼령이 남아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왠지 무섭다. 다시 나갈까 고민하다가, 관우 혼령이 중국에서 여기까지 오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발을 내딛었다.

 

 

동묘 정전 앞에 있는 서무다. 맞은편에는 동무(성균관이나 향교 등 문묘에서 위패를 모시는 동쪽 건물)가 있다.

 

 

관우처럼 멋진 모습의 정전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건립되었다고 하는데, 건축양식이 좀 다른거 같다. 아마도 명나라의 지시로 만들었기에, 그 나라 건축기법이 포함된거 같다. 가까이 다가가서 안의 모습을 찍으려고 했다. 문틈으로 누군가의 초상화 같은게 보였는데, 너무 어둡고 소름이 돋아서 바로 뒤걸음질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관우의 모습이었던거 같다. 그런데 너무 무서웠다규~

 

 

그런데 진정한 관운장의 모습은 두그루의 나무가 보여주고 있었다.

 

 

관운장의 멋진 청룡언월도가 생각나는 나무다.

 

 

관운장과 함께 달렸던 적토마가 생각나는 나무다.

 

 

정전 뒤에 붙어있는 현판, 만고표명(萬古標名)은 오랜 세월 이름을 떨친다라는 뜻이다. 중국 촉나라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그의 이름을 떨치고 있으니, 딱 맞는 표현이다.

 

 

확실히 조선시대 건물이라고 하지만, 많이 다르다. 벽돌이 있는 것도 그렇고, 아치형태의 문도 그렇고, 기둥도 왠지 달라 보인다.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같은 듯 다르다.

 

 

누가 뒤 따라올까봐 더 있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들어올때는 몰랐는데, 문이 2개였구나. 여기서 보면, 바로 앞 문이 내삼문이고, 저 멀리 보이는 문이 외삼문이라고 한다. 즉 동묘는 외삼문을 지나고 내삼문을 지나면 양 옆으로 동무와 서무가 있고, 그 앞에 관운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정전이 있는 것이다. 동묘는 여기까지다. 짧고 굵게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동묘 벼룩시장에 왔으면 잠시 짬을 내서 동묘까지 봤으면 좋겠다. 화장실만 이용하지 말고 말이다.

 

 

동묘, 동묘 벼룩시장보다 더 유명해진 골목. 무한도전과 정형돈, GD를 안다면 더이상 말 안해도 알겠지. 나도 저기서 잠깐이지만 삐딱하게 서 있다가 나왔다. '오늘 밤은 삐딱하게~~' 런던 골목보다 더 삐딱한(?) 우리의 동묘 골목이다.

 

 

 

 

 

 

동묘를 지나서 청계천방향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가게 모습들. 가까이 다가가서 담고 싶었지만, 왠지 쿠사리 먹을까봐 겁이 나서 그냥 멀리서만 담았다. 주말은 사람때문에 제대로 구경할 수 없는 곳인데, 평일에 오니 사람은 없어 좋았는데 구경할만한 신기한 물건들이 보이지 않아 살짝 아쉬었다.

 

 

다시 청계천을 걸었다. 청계천으로 내려가서 걸을까 하다가, 자꾸만 내려가는 계단을 놓치는 바람에 계속 차와 함께 매연 향기를 맡으면서 걸었다. 걷다보니, 어느새 해가 퇴근 준비를 한다. 신설동에서 시작된 도보 나들이는 어느덧 동대문 시장까지 왔다. 우선 다음 목적지를 광장시장으로 정하고 계속 걸었다. 목표를 너무 멀리 잡으면 중간에 포기할 거 같아서다. 그런데 동대문이 왜이리도 길던지.

 

 

저 멀리 흥인지문과 한양성곽이 보인다. 기다려라~ 올 봄에 너희들을 직접 맞이하러 갈테니.

 

 

 

 

 


다음 PC와 모바일 메인에 두둥~(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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