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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River
올림픽 공원(캐논 400D)

닮고 싶었던, 모든걸 따라하고 싶었던 여인이 있었다.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올림머리만은 따라하고 싶었다. 그러나 역시 불가능하다는걸 알게 되었다. 머리 스타일을 따라한다고 그녀가 될 수 없었고, 창가에 앉아 기타를 친다고 그녀가 될 수 없었다. 샌드위치를 들고 티파니 매장 앞에서 멋드러지게 서 있는다고 설마 그녀로 바라보는 이는 절대 없을 것이다. '왠 오징어가 저리도 몰상식하게 먹을 걸 들고 있지'라고 생각할테니 말이다.

 

Moon River
출처 - 다음검색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과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햅번, 나의 우상이다. 한참동안 그녀 따라잡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올림머리도 해보고, 커트도 해보고, 그녀처럼 우아하게 걸어 보기도 하고,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 다 따라했던 적이 있다. 내가 그녀로 변신할 수 있던 공간은 내 방 거울 앞에서였다. 절대 밖으로 나갈 수 없었고, 내가 그녀로 변신한다는 사실은 절대 비밀이어야만 했다. 이 일이 밝혀지면, 수치심에 죽어버리고 싶어질테니깐 말이다. 안다. 완전, 레알 안다. 절대 그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번이라도 그녀가 되고 싶었다.

 

Moon River
출처 - 다음검색

영화 전체가 명장면이지만, 그중 최고를 선택하라고 하면, 바로 이 장면이다. 내가 생각한 공주의 표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처럼 멋진 여인이 될 줄 알았는데, 운명은 아닌 유전이라는 벽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님을 왜 이리 늦게 알았는지, 그래도 난 여전히 그녀가 좋고, 여전히 그녀처럼을 꿈꾼다. 그럼 다이어트부터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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