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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안 제주CC 골프텔

분명히 3일차 저녁 북두칠성은 기본이고 다양한 여름 별자리까지 볼 정도로 제주도의 여름 밤하늘은 정말로 깨끗했습니다. 삼각대가 없어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혼자보기 아까운 별빛 가득한 저녁하늘이었거든요. 9시 뉴스에 서귀포 지역에 태풍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제주도가 그리 작은 섬이 아니기에, 설마 몇 시간만에 무슨 일이 생길까하고 걱정을 안했습니다. 그런데 순식간이더군요. 숙소인 엘리시안 제주CC 골프텔의 넓은 방에서 나홀로 자고 있었는데, 자꾸만 누가 거칠게 노크를 합니다. 모른척을 했더니, 마구 화까지 냅니다. 그리고 폭탄이 떨어지는 거처럼 엄청난 굉음까지 내더군요. 새벽 2시부터 그러하더니 아침이 올때까지 멈출 줄 모르더라구요. 와~ 이게 바로 태풍의 위력이구나 했습니다. 더구나 속소인 엘리시안 제주CC 골프텔은 산속에 있어서 그랬는지, 그 강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사진은 소니 nex-3n와 아이폰5로 촬영했습니다.) 

 

 

진짜 대단하죠. 이러니 마지막 제주여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왠지 지체했다가, 낙오가 될거 같았거든요. 원래는 오후 7시 비행이었는데, 새벽부터 항공사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변경했습니다. 아침 8시 30분으로요. 예약 변경을 한 후, 급하게 짐을 챙겼습니다. 프론트에 카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더니, 자동차 한대가 오더군요. 어제 탔던 그 차는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하더군요. 태풍의 위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듯 합니다. 프론트에서 체크아웃을 하는데, 키만 반납했더니 그냥 가라고 합니다. 물건은 잘 있는지 체크를 해야할텐데,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니 직원분들로 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

 

 

엘리시안 제주CC 골프텔

비 보다는 바람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운전이 가능할까 했는데, 막상 우리가 숙소에서 나올때쯤은 살짝 잠잠해졌네요. 이때가 7시가 살짝 넘은 시간인데, 무지 어둡죠.

 

 

엘리시안 제주CC 골프텔

뭔눔의 숙소가 이리도 넓은지, 프론트에서 입구까지 2km랍니다. 한참을 달리니, 엘리시안 제주CC 골프텔 입구가 보였고...

 

 

제주도

점점 태풍이 제주 도심까지 오는가 봅니다. 어서 빨리 탈출을 해야겠습니다.

 

 

제주공항

숙소에서 제주공항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어서 바로 도착을 했습니다. 입구에 짐을 두고, 차를 렌트했던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렌트카 업체 직원이 아직 출근을 안했네요. 전화를 하니깐, 8시에 출근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이럴때는 일찍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급한거 우리여서 그냥 차를 두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전화를 달라고 하고 말이죠. 나중에 전화가 왔답니다. 자차보험료를 덜 냈다면서 달라고 하기에, 이유가 뭐냐고 물어볼까 했는데, 차를 반납할때 기름이 덜 채워져 있었기에 그냥 16,000원 추가 요금을 냈어요.

 

 

제주공항

운전자는 주차장으로 가고 나머지 두여인은 발권을 하기 위해 아시아나 창구로 갔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예약이 변경됐다고 알려주니, 바로 발권을 해주더라구요. 발권을 하고나니,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저희처럼 어서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겠죠.

 

 

제주공항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벌써 결항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혹시 우리도, 그러나 다행히 결항은 아니고 연착이라고 하더군요. 연착을 핑계삼아 면세점 투어를 급하게 합니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싶지만, 불안하니깐 1인당 하나씩 구입을 했습니다.

 

 

제주공항

11번 게이트가 바로 우리를 서울로 데려다줄 아시아나 항공기가 있는 곳입니다. 8시 35분이었는데, 8시 10분쯤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을 들었거든요. 그리고 얼마 후 조금 늦게 출발한다는 방송이 나와서, 게이트 옆에 있는 벤치에 딱 앉았습니다. 창문으로 비행기가 연결되는 장면을 보겠구나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비행기가 오지 않더군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점점 게이트를 통과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니야 하면서 계속 창밖으로 비행기가 오기를 보고 있는데, 그때 8시 35분 아시아나 항공 빨리 탑승해달라는 안내방송이 들려왔습니다. 이런 비행기가 없는데, 하면서 게이트를 통과하고 보니.

 

 

제주공항

게이트에서 바로 비행기로 연결된게 아니라, 차를 타고 이동을 해야하더군요. 창밖으로 비행기가 안왔다고 울끼리 놀고 있었는데, 마지막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다면, 정말 어렵게 운 좋게 탈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릴뻔 했습니다. 우리가 거의 마지막 탑승객이었던거 같아요.

 

 

제주공항

안전하게 김포공항까지 잘 부탁한다. 비행기에 오르니, 승무원분이 일행 중 한명의 이름을 계속 부르더라구요. 그러면서 무언가 계속 말을 하는데, 왜그러지 했습니다.

 

 

제주공항

알고보니, 우리의 자리가 비상구라서 그랬습니다. 비상구쪽에 앉으면, 사고시 승무원과 함께 비상문을 열고 제일 먼저 나가서 다른 승객들이 내릴때 도와줘야 한다는 군요. 말로도 설명해주더니, 안내책자까지 주더군요. 우리끼리 이거 확그냥 막그냥 열어버릴까 하면서 출발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많은 비행기들이 동시에 출발하는 바람에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더라구요. 거의 1분에 한대씩 출발을 했던거 같았거든요. 태풍이 무섭긴 하구나 하면서 다리를 살짝 뻗었는데, 이런 앞 좌석에 닿지 않아요. 이렇게 넓은 공간이었다니, 이래서 비상구석을 좋아하는구나 했어요. 저는 처음이었구든요. 비행기를 탔으니 불안감은 사라졌는데, 아쉬움이 막 밀려옵니다. 아 그냥~ 더 놀다 올걸 그랬나. 오늘은 볼거리 없이 먹거리로만 일정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떠나면 넘 아쉽잖아. 태풍 너구리의 무서움은 어느새 잊었는지, 이러고 있네요.

 

 

제주공항

출발 신호가 뜨더니, 제 앞으로 승무원 분이 앉았습니다. 알고보니, 이륙과 착륙때는 비상구 옆에 승무원이 꼭 있어야 한다는 군요. 다리 뻗고 좋다고 했는데,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저랑 마주 앉게 됐는데, 무지 어색하더군요. 그 어색함을 비상구 문을 열어야지, 저는 이쪽으로 내려가겠다고 하면서 계속 농담만 던졌습니다. 남자들이 비상구 좌석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를 알게더라구요. 넓은 공간도 이유겠지만, 흐흐흐~~.

 

 

제주공항

 설마 이륙할 수 없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지는 않겠지 하면서, 이륙 장면을 동영상으로 담기로 했습니다.

 

 

혹시 모를 불길함 때문에요. 나중에 이 동영상이 중요한 증거가 될수도 있으니깐요. 그런데 아무 문제 없이 제주도와 안녕을 했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안녕을 하게 될지 몰랐는데, 제대도 인사도 못하고 왔군요. 안녕~~ 제주야!!!

 

 

하늘

제주도만 그랬나 봅니다. 어느 상공인지 모르지만, 어딜봐도 태풍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그냥 있을걸 하고, 후회가 밀려옵니다.

 

 

김포공항

김포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여긴 태풍이라는 단어를 쓰기 민망하네요. 누가봐도 그냥 여름날이네요.

 

 

김포공항

새벽부터 준비하느라, 아침밥도 못 먹고 예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니 딱히 집에 가기도 뭐하고 해서, 김포공항 근처 롯데몰에 가서 밥 먹고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공항내 수하물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롯데몰로 향합니다. 무게별로 짐을 맡길 수 있고, 기본 3시간에 3,000원인데 1분이라도 늦으면 추가요금을 내야 해요. 3분 늦었다고 3,000원을 더 냈거든요. 전자시스템이라 에누리가 전혀 없다고 하더라구요.

 

 

김포롯데몰 프리가

롯데몰에 도착해서 뭘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입구 간판에 딱 보였던 프리가 런치뷔페 12,900원에 꽂혀서 둘러볼 필요도 없이 프리가로 갔습니다. 오픈 전이라 잠시 기다렸다가, 극한 배고픔을 뷔페로 해결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랬는지 다들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검색을 해보니, 맛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더라구요. 저처럼 배고플때 가세요. 그럼 아주 맛나게 먹을 수 있으니깐요.

 

 

김포롯데몰 프리가

전망 하나는 끝내주네요. 김포공항이 한눈에 다 들어오니깐요. 밥을 먹으면서 주차장에 차가 너무 많지 않아요라는 일행의 질문에 직원들 차가 아닐까 했어요. 그런데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제주도에 가면 렌트카를 먼저 찾듯이, 김포공항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울로 여행 온 관광객이 렌트카를 이용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맛나게 먹고 영화를 보러 영화관까지 갔지만, 배부르니 찾아오는 졸음으로 인해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다시 짐을 찾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모니터로 나오는 결항, 결항, 결항이라는 표시가 보이더라구요. 12시부터 대부분의 항공이 거의 결항으로 나오더라구요. 정말 잘 왔구나 했죠.

 

 

나홀로 뒷풀이

김포공항에서 집까지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점점 태풍이 가까이 왔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집에 도착할때는 비에 바람까지 서울에도 태풍이 왔음을 실감했답니다. 원래 계획보다 너무나 일찍 도착했던지라,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짐정리하다 나온 마지막 벨기엘 맥주를 마시면서 나홀로 여행 뒤풀이를 했습니다.

 

 

여행은 한달전에 다녀왔는데, 여행기로 인해 한달이 넘도록 제주도에 있었던거 같네요. 태풍 너구리는 벌써 소멸되고, 이제는 나크리, 할롱이라는 태풍이 오거나 오는 중인데, 저에게는 여전히 너구리만 남아 있네요. 아무래도 너구리는 잊지 못하겠죠. 제주도의 흐림과 맑음 그리고 태풍까지, 폭설만 빼면 제주도의 모든 날씨를 다 경험하고 온거 같아요. 최고의 맛집(소반)과 관광지(카멜리아힐)도 찾았고, 늘 궁금했던 꽁치김밥도 먹었으니 나름 잘 다녀온 여행이라고 해야겠죠. 물론 물에 사는 녀석을 먹지 못하는 일행으로 인해, 물에 사는 녀석을 무진장 좋아하는 제게 불이익이 된 부분도 있지만, 다음번 여행은 먹거리 취향이 비슷한 사람으로 해야겠다는 중요한 가르침을 알게 되었네요. 저와 함께 제주여행을 했던 친구들은 벌써 일상생활로 복귀도 하고, 우리가 언제 제주를 다녀왔지 하고 있는데, 저는 내일부터 제주여행의 후유증을 겪어야 할거 같아요. 한달이 넘게 진행된 2014 jeju 여행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또다른 여행을 기약하면서, 일상으로 복귀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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