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의 추억… 2탄> 남부터미널역 신불닭발 서초점 형광등처럼 한 템포 늦게 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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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닭발 = 홍미닭발은 불변의 공식이었다. 정말 변하지 않을것만 같았는데, 사랑이 변하듯 불변의 공식도 변한다. 홍미닭발을 처음 안 뒤로 몇 년 동안은 그 곳만 주기적으로 갔었다. 그러다 신사동과 압구정동을 지역기반을 삼고 있던 시절, 양재동을 지역기반을 삼는 친구 녀석이 우리의 중간 지점인 남부터미널에서 한번 접선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너 - "너, 양재동으로 오기 싫지, 나두 신사나 압구정 가기 싫거든"
나 - "근데, 닭발 먹을꺼잖아. 그럼 신사역으로 와야 하는데, 내가 죽이는데 알고 있거든"
너 - "또 거기냐… 이번에 나만 따라와라. 내가 좋은데 알려주마"
나 – "니가 쏜다면…"
너 – "언제는 내가 안 쐈냐??" (그렇다. 내가 알고 지내는 친구 중 제대로 물주인 녀석이다. ㅋㅋㅋ)
새로운 곳에서의 닭발을 기대하면서, 압구정역에서 남부터미널역까지 3호선으로 5정거장을 가니 도착. 아이폰으로 그 곳의 위치를 찍어 놓고, 지도를 보면서 찾아 갔지만, 골목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지도어플을 잘 보지 못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헤맸다. 그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 전화를 걸어서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좀 전에 지나왔던 그 골목에서 조금만 더 들어오면 된다는 것이다. (남부터미널역 근처 생각보다 모텔들이 많아서 좀 당황했었다. 왜 역 주변에는 모텔들이 많을까?ㅋㅋ 순진모드 진입중!^^) 이렇게 쉽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볼걸, 괜히 지도 어플을 봤구나 했다. (아이폰 구입한지 3일째 되는날이여서 그랬다. 지금은 지도 어플 무지 잘 본다. 진짜루~~)
도착해서 간판을 유심히 보니, 신불닭발이다. (간판 사진 없음. 생각보다 많이 늦어서 뛰어 들어갔으니깐, 창가 쪽에 앉아있던 녀석이 날 보자, 3층에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어서 겁나 창피해서 후다닥 들어갔었다.) 내부 사진은 없지만, 신불닭발의 인테리어는 홍미닭발과는 좀 다르다. 홍미닭발은 포장마차 스타일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인데 반해, 신불닭발은 일반 잘 차려진 호프집 같다는 느낌이었다. 뭐랄까 좀더 모던하다고 해야 하나. 홍미에 비해서는 공간이 작아서 그런가, 확실히 더 조용해서 크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 홍미닭발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좀 정신이 없는 곳이다.
뼈 없는 닭발과 오돌뼈 그리고 계란찜이 테이블에 세팅되어 있었다. 홍미닭발은 무한 리필 기본 안주가 오뎅국인데 반해 여기는 치킨집 스타일의 샐러드와 백김치 그리고 동치미를 준다. 저 백김치 나중에 진짜 요긴하게 잘 먹을 수 있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늦게 왔으니 우선 벌주로 소맥 한잔 마셔준 후, 신불닭발의 뼈 없는 닭발 한점을 입 안으로 넣었다. 뼈 없는 닭발은 위생장갑이 필요없고, 손으로 뜯을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는 장점이 있더군. 홍미닭발은 오독오독한 식감을 자랑했다면, 신불닭발은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홍미는 뜯어야 해서 중간 중간 관절(?)을 끊어서 쪽쪽 빨아 먹어야 하지만, 신불은 그럴 필요 없이, 그냥 입에 넣고 씹어 주면 된다. 살짝 먹는 재미는 줄어 들었지만, 편안함이 그 빈 자리를 채워 주었다.
한 점 먹은 후, 어 생각보다 안 맵네. 그리고 바로 또 한점, 또 한점 그렇게 4개의 닭발을 먹은 후 폭발했다. 안 맵다고 너무 안 맵다고 말하면서 먹을 때, 날 걱정하던 그 녀석의 눈빛을 진작에 알았어야 하는건데, 안 맵다고 하던 내가 갑자기 찾아온 태풍 같은 매운 맛에 계란찜을 폭풍흡입해버렸다. 그러나 눈에 띈 백김치에 살짝 미소를 지으면, 백김치와 함께 닭발을 싸서 먹기 시작했다. 그러니 좀 살거 같았다. 홍미는 그 시작부터 확 땡기면서 매운데 반해, 신불은 출발은 살짝 늦지만 그 매운맛은 절대 뒤지지 않았다. 오돌뼈도 역시 뒤지지 않고 화끈한 매운맛을 보여줬다.
닭발은 홍미닭발이라는 공식은 깨졌다. 그것도 확~~. 그리고 닭발 맛집에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 날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신사역이나 남부터미널역이나 거리상의 차이가 그리 먼 것도 아닌데, 여전히 신불닭발보다는 홍미닭발을 더 많이 간다는 점이다. 맛난 백김치를 생각하면 신불로 가야 하는데, 역시 사람은 익숙한 곳이 더 편해서 그런듯, 어색한 남부터미널역 근처의 신불닭발보다는 익숙한 신사역 근처의 홍미닭발이 나에게는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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