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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엄청난 크기의 대방어 사진과 14kg를 잡았다는 글을 보자마자, 아니 갈 수 없었다. 겨울에 먹어야 하지만, 특히 1월에 먹으면 더 좋다. 왜냐하면 1월은 대방어의 계절이니깐. 겨울철 별미는 언제나 이곳, 광명에 있는 미식당이다. 

 

1월이 왔고, 그동안 손꼽아 기다렸던 대방어회를 먹는 날이다.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도 취소를 하고 갔다. 

 

오늘은 내가 일등, 바테이블만 있다.

인스타그램을 보고 왔고, DM으로 예약을 하며 메뉴를 미리 알렸기에, 오자마자 샤토 녹색이가 세팅이 됐다. 그리고 잠시 후, 대방어가 등장했다. 14kg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주인장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버리는 부위가 은근 많다고 한다. 내장도 버리고, 대가리도 버리고, 비린내가 나는 부위도 제거하다보면 14kg임에도 저정도가 나온단다. 

얼마전 도시어부를 보니, 대방어 특수부위가 엄청 맛나다는데, 혹시 맛볼 수 있냐고 물어보니 없단다. 특수부위를 구분하려면 그만큼 손질을 더해야 해서 안한다. 그럼 아까 대가리를 버린다고 했는데, 혹시 뽈살은 골라내는지 물어보니, 그냥 버린단다. 내장도 먹을 수 있지만, 그만큼 손이 많이 가야 하기에, 걍 버린단다. 아깝다고 하니, 줄테니 가져가란다. 요알못만 아니면, 챙겨달라고 할텐데 할 줄 모르니 괜찮다고 했다. 

 

드디어 만났다. 대방어회(35,000원). 이걸 먹기 위해 1월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왼쪽 줌인
가운데 줌인
오른쪽 줌인

김발같은 곳에 있던 대방어회는 어느 부위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요건만은 확실히 안다. 많이 먹으면 느끼함에 미춰버릴지 모르지만, 기름짐 폭발을 예고하는 대뱃살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맛있는 건 먼저 먹는다. 고로 대뱃살부터 먹었다. 

 

와사비를 조금 올리고,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간장을 살짝만 찍는다. 그리고 입으로 골인. 한번 두번 씹을때마다 역시나 기름짐 폭발이다. 사각사각이라고 해야 할까? 탱탱한 식감은 보너스다. 

 

조미김이 아니라 살짝 구운 생김이다. 와사비와 간장만 있어도 충분한데, 함께 나왔으니 같이 먹어봤다.

 

이렇게 고급진 김마끼는 처음이다. 방어회의 기름짐에 생김이 주는 고소함이 더해지니, 괜찮다. 와바시와 간장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이번에는 묵은지와 함께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아삭한 묵은지는 좋은데, 단맛이 살짝 과하게 느껴진다. 

 

김도 나쁘지 않았으나, 역시 와사비와 간장이 최고다. 대방어회의 기름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샤토 녹색이의 역할이 크다. 술술술~ 잘도 들어간다. 

 

아까운 대뱃살은 그 맛은 음미하기 위해 저작운동을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했다. 찰진 식감에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 이래서 대뱃살 대뱃살 하나보다. 참치 대뱃살이 아무리 좋다지만, 겨울은 대방어다. 

 

네손가락은 받쳐줘야 대방어회를 올릴 수 있다. 크고 두툼하니 그만큼 식감도 좋고, 기름짐은 폭발이다. 확실히 제철답게 물이 잔뜩 올랐다. 

 

대뱃살을 다 먹고 나니, 밑에 깔려 있던 양파가 나타났다. 기름진 대방어회를 상큼한 양파가 잡아준다. 

 

그많던 대방어회를 누가 다 먹었을까? 혼술이니, 범인은 당연히 나. 느리게 천천히 먹으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얼마남지 않았다. 아쉽고 아쉽다. 부담스런 가격이라 자주 먹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더 먹어야겠다. 1월은 대방어의 계절이니깐. 다음에 갈때는 뽈살을 챙겨달라고 미리 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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