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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에서 떡라면, 만두라면을 먹을때, 라면보다는 부재료의 양이 적어 늘 아쉽다. 그냥 라면보다 돈도 더 받으면서, 만두 2~3개 정도 더 넣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는 라면은 반개만 넣고, 떡과 만두를 잔뜩 넣어서 먹곤 했다. 숙주나물라면이라기에, 숙주가 고명으로 올라갔구나 했는데... 논현동(9호선 언주역근처)에 있는 분식집 김밥다옴이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아침부터 늦은 오후가 될때까지 한끼도 못 먹었다. 폭식하면 안좋다는 걸 알지만, 아무래도 좀 먹어줘야겠다. 배고픔을 달래고자, 찾아간 분식집에서 아주 맘에 드는 라면을 만났다. 건강을 담은 김밥이라고 하지만, 라면과 같이 먹을테니 건강은 잠시 접어둬야할 거 같다.



늦은오후답게 손님이 거의 없다. 넓은 분식집이 다 내꺼인양, 구석이 아닌 중앙에 앉았다.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하지만, 그렇다고 센터를 멀리하지는 않는다.



분식집답게 메뉴가 참 많다. 우선 밥을 먹어야 하니 김밥부터, 처음온 곳이니 가장 기본인 다옴김밥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은 남이 끓여준 라면임을 알기에, 이번에는 라면을 고를 차례다. 다옴라면을 먹을까 하다가, 이상하게 숙주나물라면에 꽂혔다. 냉장고에 숙주나물이 있을 경우, 라면과 동일한 분량으로 숙주를 넣고 끓인 적이 있는데, 설마 여기도 그럴까? 우리집이 아니니, 고명처럼 숙주나물이 올라가 있겠지 했다. 그래도 여느 분식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메뉴라 속은셈치고 주문했다. 



확실히 빠르구나. 우선 김밥부터, 건강을 담은 김밥인지는 모르지만, 양은 참 푸짐하다. 



개인적으로 참치김밥을 좋아하지만, 라면과 같이 먹을때는 일반 김밥이 더 낫다. 칼로리 조절도 해야 하고(마요네즈는 고칼로리이니까^^), 라면 국물에 퐁당해서 먹을때는 담백한 일반김밥이 더 좋기때문이다.



김밥 하나를 먹고, 고개를 드니, 주방에서 직원분이 커다란 그릇을 들고 나왔다. 라면 그릇치고는 엄청난 사이즈다. 내가 곱빼기를 주문했나? 아닌데, 숙주나물라면을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내 음식이 아닌 거 같아서 다시 김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내꺼란다. 여기는 일반 라면을 주문하면 곱빼기로 나오나 했는데, 글쎄 고명이라 생각했던 숙주나물이 어마어마하게 들어 있다.



라면이 보이지 않을만큼, 숙주로 가득이다. 오호~ 이건 내가 집에서 해먹던 스타일이다. 가스불을 끄기 1~2분 전에 숙주나물을 넣었는지, 풋내는 없고 아삭함만 남아 있다.



젓가락으로 휙 뒤집으니, 그제서야 라면이 나왔다. 쌀국수 먹을때도, 숙주나물을 이정도까지 넣지 않았는데, 암튼 라면반 숙주반이다.



놀라움에 먹지 않고, 젓가락으로 휙휙 뒤집고 또 뒤집다보니, 라면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도 괜찮다. 아삭한 숙주나물이 식감을 책임져 줄테니깐.



어느정도 먹으면 숙주나물이 없어지겠지 했는데, 라면이 먼저 사라졌다. 여기 숙주나물 인심 한번 끝내준다. 숙주나물 양이 많아서, 라면스프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고추가루에 청양고추까지 칼칼하고 알싸한 매운맛이 텅텅비어 있던 위를 아프게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먹을때는 몰랐는데, 계란이 없다. 숙주나물이 이렇게 많으니, 계란쯤은 김밥 속에 들어있는 달걀말이로 만족했다.


처음 간 곳이라, 다른 음식은 모르겠지만, 숙주나물라면 하나만은 진짜 괜찮았다. 3,500원이 아깝지 않았다. 집에서 나혼자 해먹는 나만의 방식인 줄 알았는데, 밖에서도 먹을 수 있다니 완전 맘에 든다. 왜냐하면 내가 끓인 라면보다는 남이 끓여준 라면이 더 맛있으니깐. 국물보다는 건더기만 골라서 먹는 1인이라, 국물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부른다. 물론 김밥을 같이 먹었지만, 엄청난 양의 숙주나물로 인해 포만감을 가득 채운 늦은 아점이었다. 



※ 지도를 첨부하려고 했는데, 등록이 안되어 있네요. 위치는 9호선 언주역 2번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면 됩니다. 2층에 고양이 카페가 있는 건물입니다.(ⓒ다음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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