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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품 하나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녹차관련 음식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설마 떡갈비에도 녹차가 들어갔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야시장으로 유명한 녹차골 보성향토시장에서 대상 받은 녹차 떡갈비를 먹다. 전남 보성 특미관이다.



녹차골 보성향토시장. 만국기가 펄럭이는 곳으로 들어가야, 녹차떡갈비를 만날 수 있다. 



이집도 녹차, 저집도 녹차, 앞집도 녹차, 뒷집도 녹차. 전부다 녹차로 만든 메뉴들뿐이다. "이 집은 녹차돼지고기가 유명하고, 저 집은 연잎으로 만든 밥이 나오는 곳이고, 요 집은 녹차떡갈비가 유명해".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된다. 녹차돼지고기는 서울에서 먹어봤고, 연잎밥도 먹은 적이 있지만, 녹차 떡갈비는 처음이다. 녹차떡갈비로 남도요리 경연대회에서 대상까지 수상했다고 하니, 아니 들어갈 수가 없다. "요 집(특미관)으로 가시죠". 



시장 안에 있어 작은 식당인줄 알았는데, 오호라~ 규모가 엄청나다. 



주방에 있는 안내문. "반찬을 조금씩 담았습니다. 반찬인심 야박하지 않아요. 재활용하지 않고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입니다. 더 드실분은 입구 셀프바에서 맘껏 가져다 남김없이 드세요." 절대 야박하지 않고, 참 좋은 마음씨라고 알려드리고 싶다.



디테일한 원산지 표시. 



점심시간이라서 사골곰탕을 먹는 분들이 많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녹차 돼지 떡갈비(11,000원)와 녹차 모듬(한우/돼지) 떡갈비(17,000원)다. 녹차생 막걸리가 있다는 걸, 이제야 보다니 아깝다.



보성은 물도 다르다. 그냥 물이 좋은데, 녹차는 끝에 살짝 쓴맛이 나는데 하면서 마셨는데, 비법이 있는지, 보성 녹차라 그런지 쓴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음... 이거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 좋아할텐데, 나는 아니다. 용기내서 아주 쬐금 먹어 봤는데, 역시 못먹겠다. 



잠시후 남도음식 밑반찬 공격이 시작됐다. 양념게장, 파래무침, 멸치볶음, 동치미, 시금치 그리고 죽순같았는데 잘 모르겠다.



또다른 한편에는 쌈무와 콩자반, 쌈장, 마늘 그리고 아삭한 깍두기와 고추무침, 식감이 살아있는 고사리나물과 한겨울에 만난 달래무침과 도토리묵.



시중에서 파는 도토리묵은 아닌거 같다고 해야 하는데, 잘 모르겠다. 암튼 서울에서 먹었던 도토리묵보다는 퀄리티가 월등히 좋았다. 요요~ 앙큼한 달래무침, 완전 매력적이다. 도토리묵과 함께 먹어도 좋고, 나중에 나오겠지만 떡갈비랑 함께 먹어도 좋다.



뜨거운 불판 안에 또 뜨거운 자갈 그 위에 녹차떡갈비 등장이오. 떡갈비는 총 4개가 나왔다. 돼지떡갈비 3개. 한우떡갈비 1개. 



오른쪽에 때깔이 살짝 다른 떡갈비가 한우떡갈비다. 



남도요리 경연대회에서 녹차떡갈비만으로 대상을 받은게 아니라, 녹차 떡갈비 & 생감자 샐러드로 받았단다. 파채무침처럼 보이지만, 소스인 유자청과 함께 생감자가 들어 있다. 생감자를 먹으면 아린맛이 나는데, 괜찮을까 했지만 기우였다.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했는데, 밑반찬이 아직 덜 나왔단다. 고추가루 없이 맑고 깨끗한 국물에 고운자태를 보유하고 있는 선짓국. 이렇게 맑은 선짓국, 참 오랜만이다. 




고등어조림이라고 해야 하는데, 누가봐도 고등어조림맛이 나는 무조림이다. 겨울 무는 보약이라고 하더니, 역시 명불허전이다.



요즘 먹기 힘든 계란찜. 보성에서 원없이 먹고 왔다. 큰닭 코스프레만 하지말고, 제대로 일을 해야 할텐데, 말(마사회 인사)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니 AI가 걱정이다.



드디어 완전체가 됐다. 떡갈비를 주문했는데, 남도 한정식이 나왔다. 떡갈비 28,000원에 공깃밥 2개 해서 30,000원 밥상이다. 서울에서 만나기 어려운 참으로 고마운 밥상이다. 밑반찬 하나하나 다 맛깔나고 간도 강하지 않고 적당하니 아니 좋을 수 없다.



녹차 떡갈비 먹는 방법. 먼저 쌈무를 깔고, 떡갈비를 올리고 그 위에 생감자 샐러드를 올리면 된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떡갈비와 아삭한 생감자와 풋풋한 파채의 만남. 왜 대상을 받았는지 알 거 같다. 그냥 파채였다면, 밋밋했을거 같은데 생감자가 신의 한수다. 



거대하게 한쌈을 하고 싶어 상추를 선택했다. 매콤함도 필요할 거 같아서, 달래무침까지 올려서 아~함. 떡갈비가 우수하니, 뭘 넣어서 먹어도 다 우수하다. 텁텁하고 메마른 떡갈비가 아니라, 촉촉하고 부드러운 떡갈비라서 그냥 먹어도 충분히 좋다. 



정신없이 먹고 있는 중이다. 떡갈비만으로도 더할나위 없이 좋은데, 밑반찬도 포기가 안된다. 떡갈비 먹고, 도토리묵에, 선짓국에, 계란찜까지 갔다가, 밥 한숟가락 가득 퍼서 먹고, 고등어조림 맛나는 무조림에 고사리, 파래무침까지 빠짐없이 다 먹었다. 딱 한가지 콩자반은 제외. 수입산 콩이라서 안먹었다고 하고 싶은데, 원래부터 안먹는 음식이다.



식어도 촉촉함은 여전하다. 떡갈비 속에 보이는 녹색은 파 또는 부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녹차잎이란다. 녹차가 고기를 연하게 하고 누린내나 잡내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누린내는 전혀 나지 않고, 고기는 부드럽고, 엄청 촉촉하다. 개인적으로 한우보다는 돼지고기 떡갈비가 더 좋았다. 돼지 비계(지방)때문인지, 고기가 더 촉촉하면서 더 부드러웠다.



낮에는 주차장이지만, 밤이 되면 야시장으로 변한다고 한다. 



12월까지 금, 토요일 7시부터 11시까지 한다고 한다. 녹차깻잎쌈밥, 녹차떡볶이, 녹차닭다리연잎쌈, 녹차짜장, 녹차비빔국수, 녹차보리빵까지 녹차가 들어간 음식을 원없이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 녹차떡볶이와 녹차짜장이 궁금하지만, 이번달 안으로 갈 자신이 없으니 올해는 녹차떡갈비로 만족해야겠다. 


고흥 녹동항에 갔다 온 후에 한동안 서울에서 회에 매운탕을 먹지 못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서울에서 떡갈비를 먹지 못할 거 같다. 더불어 가격비교까지 할 거 같다. 보성에서 3만원이면 한정식이 나오는데 이러면서, 한동안 투덜이가 되어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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